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郭熙 영향 받은 안견 독자적 화풍 창출
郭熙 영향 받은 안견 독자적 화풍 창출
  • 안휘준 교수
  • 승인 2006.06.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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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日 산수화와의 비교

▲傳 안견 作 ‘사시팔경도’ 중 ‘늦은 봄’, 각폭 28.5×35.2cm(총8폭), 견본담채, 1662, 국립중앙박물관. ©

 

日 슈우분에 영향 끼쳐 조선왕조의 역대 화가들 중에서 안견만큼 국내적·국제적으로 다대한 영향을 미쳤던 인물은 없다. 그의 화풍이 조선 초기(1392~약 1550년)의 화단을 지배했을 뿐만 아니라 조선 중기(약 1550~약 1700년)까지도 끈덕지게 영향을 미쳤음은 잘 알려져 있다. 조선 초기의 계회도를 비롯한 각종 기록화들의 산수배경은 물론 중기의 대표적 화가 들인 김시, 이징, 김명국 등 여러 화가들의 작품들에 안견을 조종으로 하는 안견파 화풍이 새로운 浙派系 화풍과 함께 두드러지게 드러난다는 점에서도 안견이 미친 영향의 심도와 강도를 엿볼 수 있다.

▲곽희 作 早春圖, 158.3cm×108.1cm, 견본담채, 11세기, 대만고궁박물원. ©

이러한 국내 화단에서의 영향 이상으로 안견을 돋보이게 하는 것은 그의 국제성이다. 조선왕조 시대의 화가들 중에서 안견만큼 국제성이 강했던 화가는 없다. 그는 ‘몽유도원도’의 산이나 바위 표면의 묘사에서 엿볼 수 있듯이 중국 북송대의 대표적 화원이었던 곽희의 화풍을 수용하여 자신의 화풍을 창출했을 뿐만 아니라, 일본 무로마치 시대의 수묵화에 큰 영향을 미쳤던 인물이다. 안견 화풍의 독자성과 국제성은 그의 전칭 작품인 국립중앙박물관 소장의 ‘四時八景圖’ 중의 일부 작품과 중국 북송대 곽희의 대표작인 ‘早春圖’ 및 일본 무로마치 시대 최고의 산수화가였던 슈우분의 필로 전해지는 ‘竹齋讀書圖’와의 비교를 통해 쉽게 드러난다.

▲슈우분 作 ‘竹齋讀書圖’, 134.8×33.3cm, 지본담채, 15세기, 도쿄국립박물관. ©


우선 15세기 안견의 전칭작품 ‘사시팔경도’ 중의 ‘늦은 봄’(晩春)과 북송의 곽희가 그린 1072년의 ‘조춘도’를 비교해보면 구도와 구성, 공간의 표현 등에서 현저한 차이가 드러난다. 곽희의 ‘조춘도’는 화면의 중심축을 따라 산들이 근경에서 시작해 원경의 산정에 이르기까지 지그재그 식으로 꿈틀대면서 물러나며 높아진다. 유기적 연결성이 두드러진 합리적 구성이다. 대체로 중심축을 경계로 하여 좌우대칭적인 안정된 구성을 보여준다.


반면에 안견 전칭의 ‘늦은 봄’ 장면에서는 중심축을 기준으로 해서 보면 왼편 종반부에 치우쳐 있는 이른바 偏頗구도를 지니고 있음을 알 수 있다. 景群들이 여기저기 흩어져 있어서 유기적 연결성을 찾아볼 수 없다. 그 대신에 근경의 왼편에 45도 각도로 솟아오른 언덕과 그 위에 서있는 쌍송이 경군들을 시각적으로 연결하듯 조화를 이루고 있음이 엿보인다. 또한 경군들 사이에는 넓은 수면과 넓게 깔린 연운이 자리잡고 있어서 확산된 공간이 두드러져 보인다.


이러한 편파구도, 흩어진 경군들의 유기적 분산과 시각적 조화, 확대지향적인 공간의 설정 등은 안견이 모델로 삼았을 곽희의 작품들에서는 전혀 보이지 않는다. 공간의 표현은 남송대의 馬夏派 화풍과 더 유관해 보인다. 안견이 여러 대가들의 화풍을 절충하여 自成一家 했다는 옛 기록이 그르지 않은 것임을 느끼게 한다.


 

‘몽유도원도’와 ‘사시팔경도’에 보이는 이러한 안견 화풍의 특징은 1423년에 일본 사절단을 따라서 내조했다가 이듬해에 돌아간 일본의 대가 슈우분(周文)에 의해 수용되어 그 나라 회화에 영향을 미치기도 했다.

이 점은 안견 전칭의 ‘늦은 봄’과 슈우분 전칭의 ‘죽재독서도’를 비교해보면 쉽게 드러난다. 두 작품들에서 공통적으로 보이는 편파구도, 근경의 언덕과 쌍송 모티프, 경군들 사이의 넓은 공간은 안견과 슈우분 회화의 불가분의 관계를 말해준다. 안견의 영향은 슈우분의 손을 거쳐 가쿠오(岳翁)에게까지 전해졌다.   / 안휘준

▲竹齋讀書圖 상단 우측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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