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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의 파문
서정의 파문
  • 최승우
  • 승인 2023.01.31 16: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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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선열 지음 | 푸른사상 | 352쪽

시는 무엇인가, 그리고 이 시대에 시는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까? 수많은 시인과 문인들이 오랫동안 고민해온 문제이다. 시는 인간의 감정을 담아내는 하나의 그릇으로서 인간 정신의 산물이며, 그 정신은 우리 삶을 풍요롭게 만들어주었다. 한국 현대시가 발전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시적 경향의 등장에도 불구하고 서정시는 그의 본령을 잃지 않고 시의 근원을 추구해왔다.

이러한 시점에 시의 근원이 무엇인지를 묻고 그 근원으로부터 생기는 파문이 무엇인지 생각해볼 때가 되었다.

문학평론가 황선열은 인간의 감정은 다채로울 수밖에 없으며 그것을 시로 풀어내는 방식도 다양할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서정시의 근원은 이 궁극을 찾아가는 데 있다. 인간의 정서를 풀어낸다는 근본적인 성격에 벗어나지 않으면서 다양한 형식의 변주를 거쳐 변화하고 발전해온 서정시는 끝없는 파문의 여정에 놓여 있다.

이번 평론집에서는 서정을 근원으로 한 다양한 시의 지평을 살펴본 글을 묶었다. 오랫동안 시와 철학의 문제에 천착한 시인의 삶을 살펴보았고, 서정시의 근원을 잃지 않으면서 서정의 힘이 무엇인지 탐색한 시인들의 시세계를 조명했다. 서정시의 양상을 다양한 각도에서 짚어봄으로써 한국 서정시단의 깊이와 지평을 가늠해볼 수 있을 것이다.

1부에서는 시와 철학, 시와 비평, 서정시의 근본을 탐색한 글들을 모았다. 문학의 길을 삶의 바탕으로 삼고 끊임없는 사유의 길을 걸었던 시인 허만하의 시론과 예술론을 살펴보았고, 시의 소통 문제에 관해서도 고찰했다.

아울러 한국 현대사의 비극적 사건 중의 하나인 여순사건을 문학으로써 어떻게 승화되고 심화할 수 있는지를 살폈다. 2부에서는 시인 오정환, 송찬호, 이해웅, 이월춘, 배옥주, 강정이 등 서정시를 쓴 시인들의 다양한 시의 변주를 살펴보았다.

최승우 기자 kantmania@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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