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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는 집을 짓지 않겠다
다시는 집을 짓지 않겠다
  • 최승우
  • 승인 2023.02.21 17: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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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윤규 지음 | 세로북스 | 360쪽

집을 지으면 수명이 10년 단축된다고? 대체 왜?
실험보고서처럼 소상하고 세태소설처럼 날카로운
현장감 100% 리얼 건축일지
첫 집은 이 책으로 짓고, 진짜 내 집은 두 번째 집으로 짓자!

은퇴한 과학자가 15평짜리 집을 지으며 겪은 일을 속속들이 기록한 건축일지 형식의 에세이. 집을 짓기로 마음먹은 순간부터 취득세 납부까지 모든 절차와 비용은 물론이고, 공사 현장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사건과 사람들 간의 갈등, 건축주로서 느끼는 기대와 실망과 자괴감까지도 숨김없이 적었다.

생생한 대화체 문장과 다채로운 인간 군상, 긴장감 있는 사건 전개와 과정별로 맞닥뜨리는 ‘웃픈’ 현실은 한 편의 세태소설을 보는 듯하다.

읽다 보면 답답한 상황에 분통이 터지다가도 저자의 소심한 반격과 솔직함에 쿡쿡 웃음이 나고, 공사판의 생리와 사람살이를 통찰한 문장에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어느새 마지막 페이지를 넘기고 나면 집을 한 채 지은 기분이다.

흔히 집을 지으면 10년 더 늙는다고 한다. 그러면서도 다시 지으면 잘 지을 수 있을 것 같다고 하는 이들이 많다.

하지만 한 번 짓기도 어려운 집을 두 번 세 번 짓기가 어디 쉬운가. 그러니 이 책으로 첫 번째 집 짓기를 경험하고, 두 번째로 진짜 내 집을 지으면 어떨까?

최승우 기자 kantmania@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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