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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장을 하면 무너지고 빗장을 치우면 살 것이다
빗장을 하면 무너지고 빗장을 치우면 살 것이다
  • 천기석
  • 승인 2023.04.07 11: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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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위키미디어

이탈리아에서의 장기출장을 마치고 나는 귀국의 길에 올랐다.

늘 가고픈 나라 몽골리아를 찾은 것이다. 그곳에서 톤유쿠크 장군이 남긴 메시지 한마디를 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몽골리아는 인천공항에서 3시간 남짓하는 거리이다.

우리나라의 16배의 크기이다. 울란바토르의 교외에 비문이 하나 있다. 아득한 옛날의 돌궐제국의 명장 톤유쿠크의 글이 있다.

여기에는 지난날 돌궐족들이 겪은 피맺힌 삶의 곡절들이 눈물겹게 새겨져 남아 있는 것이다.

“ 성을 쌓고 사는 자는 반드시 망할 것이며

끊임없이 이동하는 이들은 살아남을 것이다.”

저녁노을에 돌궐의 장군 톤유쿠크의 비문이 눈부시었다.

톤유쿠크 비. 사진=위키미디어
톤유쿠크 비. 사진=위키미디어

그는 말해주고 있다. 빗장을 채우는 사회는 무너지고 열린사회는 영원히 발전한다는 그의 예언이 글로벌 시대에 맞는 매서운 멘토가 되고 있다.

이처럼 빗장을 치는 국가는 미래가 없고 오픈하면 사는 것이다. 그런 국가는 영원하리라는 세계화정신을 잘 보여주고 있다.

우리사회도 세계화시대의 흐름에 따라 밖으로 나가야만 살길이 있다는 개척정신을 갖추어야만 할 것이다.

나는 이 말을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나라 청춘들에게 꼭 전해주고 싶다. 지구촌의 생생한 현장을 다녀보라고 말하고 싶은 것이다.

그러면 나의 미래에 대한 청사진이 보일 것이다.

몽골리아는 지하자원의 보고이다.

하지만 그들은 너무 느긋하다. 그리하여 국가발전이 늦은 편이다. 그 이유는 잘 살아보겠다는 의지는 있으나 행동으로 옮기지는 못하고 있어서다.

그의 비문의 끝에는 이렇게 새겨져 있다. 낭비와 사치는 국가발전을 가로 막는 길이라고 예언해주고 있다.

“내 후손들이 비단옷을 입고 기와집에 살려할 때 제국은 멸망할 것이다.”

몽골리아에서 날짐승 사냥매의 사육하는 조련장을 보러 갔다.

조련사가 야생매를 우리에 가두어 놓고 시간에 따라 먹이를 주는 것이다.

사냥매는 저항을 하지만 굶주림을 견디다 못해 조련사에게 순응하는 것이다.

지난날의 교육은 하나같이 텍스트에 매달리는 길들임이다. 더 큰 공부는 교실밖에 있다. 최고의 교육현장은 지구기 때문이다.

이제는 텍스트가 아니라 콘텍스트로 다른 공부를 찾아야 하겠다. 이제는 톤유쿠크의 장군처럼 빗장을 치워야 한다.

세계로 우주로 나아가야만 하는 것이다. 지구촌 밖에 일터와 미래와 먹거리가 있기 때문이다.

천기석 경북대 명예교수(시인, 문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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