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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평한 것들」
「평평한 것들」
  • 신다인
  • 승인 2023.06.19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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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러리 초대석
bsp_ahs130, 신부들, 사라, 2023
bsp_ahs130, 신부들, 사라, 2023

김옥선 개인전 「평평한 것들」이 성곡미술관에서 8월 13일까지 열린다. 이번 전시는 주체와 객체 차이를 딛고 존재하는 다양한 것들의 초상을 평평한 시선으로 담아낸 작가의 20여 년의 작업을 아우른다. 

보라색 아오자이를 입은 중년의 여성이 의자에 앉아 어딘가를 응시하고 있다(신부들, 사라). 김옥선은 ‘신부들, 사라’와 ‘아다치 초상’ 연작을 통해 20세기 초반부터 현재까지 디아스포라적 삶을 주체적으로 꾸려가고 있는 인물들에 대한 관심을 확장한다. 작가의 사진은 우리 현대사를 이뤄온 이름 모를 얼굴들을 환기한다. 중국, 몽골, 베트남 등 각기 다른 배경을 지니고 한국으로 건너온 결혼이주여성들의 초상은 20세기 초 하와이로 간 사진신부, 파독 간호사 등 우리 현대사의 인물들을 떠올리게 한다.

김옥선은 그간 조명되지 않았던 경계인들의 주체성에 주목한다. 새로운 땅에서 꿈을 실현하기 위해 노력하고, 서로 연대하며 살아가고 있음에 경의를 표한다. 그런데도 경계 밖으로 늘 미끄러지는 이들의 존재를 작가는 사진을 통해 움켜쥔다.  오랜 시간 대상을 바라보고 사실적으로 포착하는 김옥선의 초상은 우리로 하여금 사진 속의 대상을 직시하고 그 이면의 의미를 마주하게 한다. 

신다인 기자  shin@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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