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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시스트 거짓말의 역사
파시스트 거짓말의 역사
  • 김재호
  • 승인 2023.06.20 16: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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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데리코 핀첼스타인 지음 | 장현정 옮김 | 호밀밭 | 236쪽

나는 신이다, 나는 무오류다!
파시스트 존재의 근거인 ‘거짓말’의 역사

파시즘의 역사에서 중요한 교훈 중 하나는 차별적 거짓말이 극단적인 정치 폭력으로 이어졌다는 점이다. 그리고 오늘날, 전 세계적으로 이런 거짓말들이 다시 힘을 얻고 있다. 이런 험악하고 사나운 시대적 상황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감정적인 분노나 짜증을 넘어서는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역사에 대한 주목이 필요하다.

파시즘은 단지 지난 과거의 역사 속에만 존재하는 게 아니다. 파시즘의 패배 이후 포퓰리즘이 민주적 시대에 맞게 파시즘을 변형한 ‘포스트 파시즘’의 한 형태로 등장했다. 쉽게 말해 포퓰리즘은 민주주의에 맞게 개조한 파시즘이다.

탈진실의 시대는 파시스트들과 포퓰리스트들에게는 축복의 시대다. 그들은 어떻게 사회 전체를 향한 집단적 가스라이팅에 성공할 수 있었던 걸까. 그들에게 가장 중요한 작업은 역사의 날조였다. 그래야 자신들 존재의 근거가 마련되기 때문이었다.

저명한 역사학자이자 뉴스쿨 역사학과 교수인 페데리코 핀첼스타인은 이 책을 통해 파시스트 지도자들이 어떻게 단순하면서도 혐오로 가득 찬 거짓을 진실로 왜곡하며 대중의 절대적 지지를 끌어냈는지 그 역사에 관해 설명한다.

무솔리니와 히틀러 같은 20세기 파시스트들이 거짓말을 통해 집권할 수 있었던 이유는, 그 뒤에 언제나 소수자들에 대한 혐오에 표를 던진 대중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전 세계적으로 거짓말과 말장난이 점점 더 진실을 대체하고, 실제 뉴스는 가짜뉴스가 되고 가짜뉴스는 버젓이 정부 정책으로 이어지는 지금의 상황은 어떨까.

이와 유사한 정치적 상황은 우리가 무시할 수 없는 길고도 체계적인 나름의 정치적, 지적 혈통을 가지고 있다. 저자는 그 역사를 복기하는 작업이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고 말한다.

김재호 기자 kimyital@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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