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7 19:00 (토)
(성명서) 마포구는 출판의 가치를 폄훼하고 지역주민의 문화 복지를 저해하는 출판문화산업 말살 정책을 당장 중단하라!
(성명서) 마포구는 출판의 가치를 폄훼하고 지역주민의 문화 복지를 저해하는 출판문화산업 말살 정책을 당장 중단하라!
  • 하영
  • 승인 2023.06.23 13:3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국출판인회의(회장 이광호)는 최근 마포구가 마포 지역주민의 지식 쉼터인 플랫폼P의 운영을 무력화하려는 것을 비롯하여 작은도서관 축소 및 폐관, 경의선책거리 폐지 등 마포구의 출판문화산업 인프라를 없애려는 것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하며, 박강수 마포구청장에게 출판생태계에 위협을 가하는 출판문화산업 말살 정책을 당장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

마포구는 유수의 출판사를 비롯해 수많은 1인 출판사, 동네서점이 밀집해 있는 출판문화산업 거점 지역으로, 이를 인정한 서울시에서 지난 2010년 마포구 서교동 일대를 디자인·출판 특정개발진흥지구로 지정한 바 있다. 이후 경의선책거리를 비롯하여 마포출판문화진흥센터(플랫폼P), 와우북페스티벌 등 지역사회를 위한 문화인프라가 조성되어 마포구민과 시민, 여타 관광객들의 지식 갈증을 해소할 수 있는 다채롭고 흥미로운 프로그램이 운영됐으며, 9개의 작은도서관이 지역 커뮤니티의 구실을 하면서 책을 중심으로 마포구민의 삶의 질을 향상하고 문화 수준을 높이는 데 크게 이바지해 왔다.

근데 최근 마포구의 문화 정책 기조를 살펴보면, 구내 작은도서관 폐관 문제(22년 11월 8일 자 보도)를 비롯해 플랫폼P 운영 파행의 문제(23년 3월 27일 자 보도), 그리고 최근 보도된 경의선책거리 폐지 문제(23년 6월 21일 자 보도)까지, 책과 문화의 중요성이 대두되는 작금의 시대로부터 오히려 역행하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또 지역사회의 호응을 얻으며 성공적으로 운영되던 정책들을 여러 반대의 목소리에도 불구하고 폐지 또는 축소하려고 한다는 게 이해가 되지 않는다. 특히, 플랫폼P의 용도 변경 및 입주사 퇴거 문제는, 플랫폼P에 남을 권리가 있지만 당장 7월에 쫓겨날 처지인 30여 개 출판사의 생존권이 달린 매우 시급한 문제이다.

이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이해당사자나 산업 관계자에게 의견을 구하는 과정이 없었다는 것도 문제다. 이는 문화콘텐츠산업의 원천 아이디어인 ‘출판’에 대한 마포구의 관료의식을 방증하는 것으로, 이번 사태가 불씨가 되어 향후 출판문화산업의 발전을 저해하거나 문화콘텐츠산업의 격하를 초래하는 정책이 펼쳐지지는 않을까 심히 우려된다. 플랫폼P 운영 파행 사태와 경의선책거리 폐지 사태 등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는 관계자들의 의견에 따르면, 마포구는 조례와 시행규칙에 따른 정식 절차나 관계자들의 목소리를 무시한 채 정책적으로 중요한 의사결정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이는 단순히 지역 주민의 문화 향유 공간을 없애는 것을 넘어서 민주주의, 그리고 법치주의의 기본 개념을 부정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마포구의 정책 추진 방향이 진정으로 마포구민을 위한 것이라면 마포구민이 원하는 바가 무엇인지를 적극적으로 수렴하여 그 결과를 소상하고 명쾌히 공개해야 한다. 또 마포구의 지식문화 발전을 위해 중장기적으로 상당한 예산을 투입하여 구축한 출판산업인프라의 존폐가 구청장의 교체나 정치적 이념에 따라 결정되어서는 안 된다. 
 
2021년 기준 ‘서울시 출판·인쇄 및 기록매체 복제업 통계’에 따르면 서울 소재 서적출판업 사업체의 16.8%가 마포구에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마포구 사업체조사보고서’에서는 마포구 내 출판업 사업체 2,414개에서 모두 21,019명이 종사한다고 밝히고 있다. 대한민국 출판문화산업의 선두 도시로서 마포구의 출판산업 진흥 정책이 양질의 콘텐츠를 창작하기 위한 환경을 조성하고 문화 다양성을 보장하는 방향에서 벗어나지 않기를 바란다. 또 마포 일원이 출판생태계의 거점으로 자리매김한 상징성이 있는 장소라는 것에 유념하여 출판의 가치를 폄훼하고 지역주민의 문화 복지를 저해하는 출판문화산업 말살 정책을 당장 중단할 것을 다시금 강하게 촉구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