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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과 교사의 관계, 실질적 대책을 마련하자
학생과 교사의 관계, 실질적 대책을 마련하자
  • 최화복
  • 승인 2023.09.25 19: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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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_ 최화복 송곡대 간호학과 교수

 

최화복 송곡대 교수

학생과 교사의 관계는 어떠해야 한다고 생각하는가. 지금보다 더 예절과 전통을 중요시 한 예전의 관점으로 보자면 학생은 자신의 학업뿐만 아니라 인성, 크게는 삶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가르침을 잘 따라야 했다. 

하지만 요즘은 다르다. 학생과 교사의 관계에서 학생도 한 사람의 인격으로서 교사와 동일하게 그 권리를 인정받아야 한다. 예전처럼 학생이 교사를 받들고 따르는 일방적인 관계가 아니라 상호 대등한 위치에서 가르침과 배움의 활동이 유기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교사는 자신이 학생의 입장으로 학업을 성취할 때는 전통적이고 종속적인 학생과 교사의 관계를 경험했다.

하지만, 현재 자신이 교사로서 학생에게 배움을 전달할 때는 학생과 대등하고 서로 존중하는 관계를 만들어가야 한다. 오히려 이 관계를 주도적으로 이끌어야 하는 입장이다. 

예전과 달리 학생과 교사의 관계가 변한 것은 한 개인의 사회적인 위치나 역할에 상관없이 개인 간의 관계에서 누구나 동등하게 존중받아야 한다는 시대적인 인식의 변화도 있다. 하지만, 그보다는 저출산으로 인한 학령인구의 감소, 그리고 그에 따른 입학자원과 학생 수의 감소가 더 큰 원인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그 관계가 학생과 교사 둘 다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면 더욱 그렇다. 

여성의 커리어에 대한 지속 욕구와 사회적 성공에 대한 몰입, 경제적으로 여유로운 상황과는 관련 없이 아직 자녀를 두지 않은 부부의 대출이나 빚의 상환과 여유 자금 확보, 노후에 대한 준비 등이 저출산의 원인으로 작용해 현재 합계 출산율이 1명도 되지 않는 상황이 됐다.

특히 임신 및 출산에 대한 직장의 부정적인 압박과 출산 후 부부가 맞벌이를 해야 할 경우 이들이 사회 활동을 하는 동안 자녀를 돌봐줄 사회적 여건의 부족도 한몫을 했다. 이로 인해 유치원·초등학교·중학교·고등학교·대학교까지 모든 학업 체계에서 학생이 부족한 상황이 도래했다. 이것이 바로 현재의 학생과 교사의 대등한 관계가 서로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 원인이라고 생각한다. 

최근 서이초 교사의 사건으로 온 나라가 뜨거웠다. 이를 시작으로 교사의 인권과 학생의 인권에 대한 논의가 이뤄지면서 그동안 알고 있었지만 적극적으로 다루지 않았던 교사의 입장이 조명됐다. 그 과정에서 교육서비스 제공자라고 여기는 교사를 대상으로 한 자녀의 학업 활동과 학교생활에 대한 학부모의 압박 및 압력도 함께 확인됐다.

학생이 자신의 정당한 권리를 주장하는 것을 넘어 교사의 인권을 침해하고 실제 일어나지 않았던 일에 대해 고발하여 교사를 범죄자로 만드는 일도 있었다. 학부모가 교사에게 자신의 아이는 왕의 자질을 가졌으니 그에 맞는 개별 특별 케어를 수시로 요청하고 확인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이 모두가 한 아이의 학업 활동과 학교생활에 대한 과도한 집중으로 발생된 것이다.

다시 말해서, 저출산으로 인해 부모에게는 한 명의 자녀가 너무나도 소중해진 것이며, 그만큼 과도할 정도로 자녀를 귀하게 양육하면서 결국 학생과 교사의 관계에서도 역효과를 가져오게 된 것이다. 따라서 근본적으로 저출산에 대한 해결이 있어야만 학생과 교사의 관계가 바람직한 상호 대등한 관계로 정립될 수 있다.

저출산은 인구 문제이므로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국가 정책을 기반으로 국가 차원에서 대응책을 마련하고 수행해야 한다. 이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 그러므로 근본적인 원인에 대한 해결 방법은 아니지만, 그 주체인 학생과 교사, 학부모, 그리고 학업 활동의 기반이 되는 학교 차원에서 학생과 교사의 부정적인 관계를 해소하기 위한 실질적인 대책 마련에 우선 접근해야 할 필요가 있다.

최화복 송곡대 간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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