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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통한 자의 고통에 공감하고 공생하라”
“비통한 자의 고통에 공감하고 공생하라”
  • 김재호
  • 승인 2023.11.13 0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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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회 세계인문학포럼 부산에서 개최
13개국·230명 인문학자 참여해 발표

시대적 과제에 부응하는 인문학이 제시됐다. 백영서 연세대 명예교수(사학)는 「대안문명의 길에서 묻는 공생의 인문학」을 통해 ‘공생의 인문학’의 길을 제안했다. 지난 8일부터 사흘간 제7회 세계인문학포럼이 부산 벡스코에서 ‘관계의 인문학: 소통·공존·공감을 위하여’를 대주제로 열렸다. 미국·일본·독일·영국 등 전 세계 13개국·230명의 연사 등이 참여해 △소통을 통해 연대로 △공존과 상생 △공감을 통한 화합을 소주제별 분과에서 발표와 토론을 펼쳤다. 

왼쪽부터 백영서 연세대 명예교수(사학), 자크 오몽 프랑스 소르본 누벨대 명예교수(미학)이다.

공생의 인문학은 학문 간 각 분과와 인간·비인간·생물권 모두가 ‘함께 생성·변화한다’를 의미한다. 좀더 구체적으로는 자기답게 사는 아름다운 사람을 기르는 것을 지향한다는 뜻이다. 즉, 듣는 힘을 통해 비통한 자의 고통에 공감하고 공생하는 주체가 생성되기를 기대하는 셈이다. “인문학이 시대적 과제에 부응하는 새로운 삶의 방식을 구상하고 실천하는 과업에 충실하려면, 대안문명으로 가는 과정에서 우리가 터득해 점증적으로 축적해온 사유와 삶의 경험을 재활성화하는 데 게으를 수 없다.”

백 명예교수는 “혐오와 배제와 무관심이 판치는 지구촌 현실을 바꾸기 위해 세계시민 교육을 실행하는 것은 긴급한 과제”라며 “그런데 시민권이란 비시민(또는 비국민)에 대한 배타성을 내포한 국민국가의 경계를 나타내는 지표이면서 동시에 보편적 인권을 환기하고 암시하는 매개로 작동해온 이중성에 좀 더 예민해질 필요가 있다”라고 강조했다. 

자크 오몽 프랑스 소르본 누벨대 명예교수(미학)는 「이미지의 인간적 힘」 발표했다. 그는 1953년 미군이 부산에서 찍은 한국 북부 난민의 사진을 예로 들며, “이미지는 우리가 잘 사용하면 인간이 아닌 존재 그리고 생물과 무생물을 포함한 세계와의 공존에 대한 이해가 가능해진다”라고 강조했다. 

특히 자크 오몽 명예교수는 고대 쿠로스상 같이 희귀하고 귀중한 작품을 제시하며, “글로벌화가 초래한 가장 큰 결과는 이미지의 무한 유통이 가능해지면서 이미지와 맥락 사이의 호응이 불명확해지고 제대로 된 판독이 어렵게 된 것”이라며 “거짓된 이미지도 진실한 이미지만큼 공감을 불러일으킨다”라고 지적했다. 

김재호 기자 kimyital@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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