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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만의 책장
여자만의 책장
  • 김재호
  • 승인 2024.01.30 12: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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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버라 펠더 지음 | 박희원 옮김 | 신사책방 | 572쪽

여성의 역사, 여성의 삶이 언제 어디서 어떻게 바뀌어왔는지 기록하려면 무엇이 필요할까? 다른 역사책처럼 ‘사건’들을 나열하는 것만으로, 여성의 삶이 바뀐 순간들을 빠짐없이 다룰 수 있을까? 『여자만의 책장』을 쓴 데버라 펠더는 그럴 수 없다고, 더 정확히 말하면 충분하지 않다고 말한다. “어떤 시대에서든, 여성의 역사는 문학과 논픽션을 아울러 글이라는 맥락을 거쳐야만 파악할 수 있는 고유의 특성이 있다.” 본격적인 여성운동과 정치적·사회적 변화가 일어나기 한참 전부터, 여성들은 글로써 여성의 삶이 바뀌어야 하는 이유를 증명해왔고, 당대와 과거 여성들의 삶을 책에 담아 여성의 삶이 바뀌어온 궤적을 기록하며 변화의 필요성을 외쳤다. 여성의 삶을 이야기로, 기록으로, 연대로, 역사로 만들어온 것은 다름 아닌 ‘책’이었다.

『여자만의 책장』은 그래서 50권의 책으로 쓴 여성의 역사이자 여성이 글쓰기로 무엇을 이루어왔는지에 대한 평전이다. 여성(의 역사)을 하나의 책이라고 한다면, 그 책 안에 무수히 많은 책이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서로의 힘을 북돋고, (여성이라는) 책 안의 책장을 한 권 한 권 채워가는 과정을 몇백 년 동안 반복해서, 마침내 책장을 꽉 채우는 데까지 나아간 결과물이 바로 『여자만의 책장』이다.

김재호 기자 kimyital@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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