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7 16:05 (토)
김춘수 형이상시의 존재와 진리연구
김춘수 형이상시의 존재와 진리연구
  • 김재호
  • 승인 2024.02.06 19:1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오주리 지음 | 국학자료원 | 456쪽

『김춘수(金春洙) ‘형이상시(形而上詩)’의 ‘존재와 진리’ 연구: ‘천사(天使)’의 변용을 중심으로』는 김춘수의 후기작인 ‘천사’의 시편들을 중심으로, 초기작인 ‘꽃’의 시편들까지 소급하여, ‘천사의 변용’이란 관점으로 김춘수의 전작(全作)을 집대성한 작가론적 연구서이다. 김춘수의 마지막 시집 『쉰한 편의 비가(悲歌)』의 “천사”는 「꽃을 위한 서시(序詩)」에서 그에게 “꽃”이자 “얼굴을 가리운 나의 신부(新婦)”였던 연인의 존재가 하늘나라로 가며 변용된 것이다. 김춘수에게 천사는 하느님을 따르는 사자(使者)로서 진선미의 상징이기도 하지만, 또한 사랑하는 연인의 상징이기도 하다. 그러므로 이 논문이 쓰이고 읽혀야만 하는 이유는 바로 ‘꽃’의 시인 김춘수의 시세계는 ‘천사’에서 완성이 되기 때문이다.

이 책은 김춘수 시의 천사의 의미를 궁구하기 위하여, 아우렐리우스 아우구스티누스(Aurelius Augustinus), 토마스 아퀴나스(Thomas Aquinas), 발터 벤야민(Walter Benjamin) 의 이론이 원용되었다. 또한, 김춘수에게 가장 큰 영향을 미친 라이너 마리아 릴케(Rainer Maria Rilke)의 시론(詩論)에 가장 심원하게 접근한 마르틴 하이데거(Martin Heidegger)의 존재론의 관점이 이 책 전체를 관통하고 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이 논문은 형이상시(形而上詩, Metaphysical Poetry)의 개념의 구명을 위해 플라톤(Plato)과 존 크로 랜섬(John Crowe Ransom)의 이론이 원용되었다. 그 이외에 동서양 사상사에 박학했던 김춘수의 시론에 대한 해석을 위해 다양한 사상들이 참조되었다. 이는 한 권의 책에 다 섭렵되기 어려운 사상들이기도 하나, 이 책은 김춘수가 남긴 저술들에 거론된, 모든 사상들의 궤적을 충실히 따르려 한 미덕을 보여준다. 그러므로 이 책은 학문적으로 김춘수 시세계의 전모(全貌)를 이해하는 데 꼭 필요한 지침서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김재호 기자 kimyital@kyosu.net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