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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미얀마-라오스’ 국경에 진출한 중국 대자본…풍경을 바꾸다
‘태국-미얀마-라오스’ 국경에 진출한 중국 대자본…풍경을 바꾸다
  • 조지혜
  • 승인 2024.02.08 10: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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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경, 정책, 교역하는 삶: 태국 북부 치앙라이 국경의 다중성과 교역 실천

한-태국 수교 65주년을 기념해 서강대 동아연구소는 지난해 9월부터 4차례에 걸쳐 초청강연회 ‘월간 태국’을 개최했다. <교수신문>은 이 강연 시리즈의 내용을 요약하여 소개한다. 마지막 네 번째는 지난 2일 열린 채현정 덕성여대 교수(문화인류학 전공)의 「국경, 정책, 교역하는 삶: 태국 북부 치앙라이 국경의 다중성과 교역 실천」이다. 채현정 교수는 서울대 사회과학대학 인류학과 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하였고, 연구 주제로는 태국 북부의 국경 지역 내 상업적 교류의 특성과 인프라 건설, 여성 시장 상인들의 역할이 있다. 조지혜 씨(서강대 동남아시아협동과정)가 정리했다. 
정리=조지혜 서강대 동남아시아협동과정 

‘국경, 정책, 교역하는 삶: 태국 북부 치앙라이 국경의 다중성과 교역 실천’이라는 주제로 강연자가 국경 지역에서 연구를 진행하며 겪었던 일과 그 경험을 통해 얻게 된 국경의 특성에 대한 고찰, 특히 교역을 통한 국경을 둘러싼 공식적, 비공식적 관계가 보여주는 근대국가의 “국경” 정치에 대해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었다. 

지난 2일 열린 채현정 덕성여대 교수(문화인류학 전공)의 「국경, 정책, 교역하는 삶: 태국 북부 치앙라이 국경의 다중성과 교역 실천」이 열렸다. 사진=서강대 동아연구소

강연은 채현정 교수의 현지 연구 지역이었던 태국 북부의 ‘치앙라이’주에 대한 소개로 시작되었다. 특히 태국과 미얀마, 라오스의 국경이 메콩강으로 만나는 ‘황금 삼각지 (Golden Triangle)’에 대한 역사적 설명과 그에 대한 직접적 경험에 대한 묘사가 흥미로웠다. 한국인들에게 유명한 ‘치앙마이’가 아닌 ‘치앙라이’를 선택한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이 다국적 교류가 이루어지는 국경이었다고 서두를 떼면서 남은 강연에 대한 호기심을 한층 끌어올렸다. 

태국-미얀마-라오스 간에는 많은 사람과 물자가 오간다. 워낙 오가는 사람들이 많다 보니 일일이 비자를 받아 국경을 넘는 것이 아니라, 임시 ‘통행증(Border Pass)’과 같은 간단한 허가증이 주로 사용된다. 이는 한편으로는 국경을 통과하는 다수의 사람들이 여권을 받을 만한 상황이 안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강연자는 덧붙였다. 

국경을 임시 통행증으로 오가는 상인들은 농산물이 무관세 대상이라는 점을 이용해 자신이 기른 채소 등을 교역한다고 한다. 운송수단도 메콩강을 건널 수 있는 쪽배여서 얼핏 보기에는 국가 간의 무역이라기보다는 물물교환 같다는 인상도 준다. 이러한 국경 지역의 경관을 바꾼 것이 바로 중국 대자본가들의 진출이다. 라오스 국경에 즐비하게 중국 자본으로 지어진 카지노는 강연 후 청중들의 질문이 집중된 주제이기도 했다.  

태국 북부 치앙라이 국경에 진출한 해외 자본으로 지역산업은 혼란을 겪고 있다. 사진=서강대 동아연구소

 

해외 대자본의 진출과 지역산업의 혼란

국경을 임시로 드나들 수 있게 하는 통행증이나 공식적·비공식적 무역의 존재가 보여주는 것이 바로 국경 지역 주민들의 국적과 상대적으로 불리한 경제적 지위라고 강연자는 강조했다. 과연 이러한 임시적 처방과 비공식적 교역, 또 한편으로는 공식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해외 대자본의 진출과 이로 인한 지역산업의 혼란이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인지도 되물었다. 한 청중이 왜 아직도 태국이 농업에 과다하게 의존하냐는 질문에 강연자는 그 한 톨의 땅조차도 농민에게는 재산이고 그래서 너무나도 소중하다는 답변에 짐짓 숙연해졌다. 

앞선 강연들이 ‘타이’ 중심의 정치와 외교, 경제에 집중했지만, 마지막 강연은‘국경’ 혹은 변방 지역에 관한 이야기를 나눔으로써 태국이라는 나라가 가진 다양성과 이로 인한 필연적 이해 충돌, 그리고 그 과정에서 간과되고 있는 주제들을 다루었다. 그래서 새로웠고 더 많은 고민을 안겨주기도 했다. 앞으로도 이렇게 주류에만 집중한 강연이 아니라 소외되고 쉽게 잊혀지는 주제들에 대한 이야기도 허심탄회하게 나눌 수 있는 강연들이 지속되면 좋겠다는 소망과 아쉬움이 교차하는 가운데 강의가 마무리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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