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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을 바꿔야 안전이 보인다
생각을 바꿔야 안전이 보인다
  • 김재호
  • 승인 2024.02.22 14: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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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인종 지음 | 새빛 | 400쪽

코로나 팬데믹 시대, 기업의 최대 화두‘안전’

고객이 기업을 선택하는 기준은‘안전’
기업의 브랜드는‘안전’이 결정하는 시대!


에버랜드가 디즈니랜드보다 안전하다고 하면 많은 사람들은 믿지를 않는다. 그러나 바로 이 책의 저자가 주변 동료들과 함께 그것을 가능하게 했다. 삼성코닝으로부터 시작해서 33년간 안전관리 외길만 걸어온 대한민국 최고의 현장 산업재해 예방 전문가인 유인종 쿠팡 부사장의 『생각을 바꿔야 안전이 보인다』는 대형 참사를 당하고는 금방 잊어버리는 대한민국을 위해 꼭 필요한 책이다.

저자는 책에서 이 책을 쓰게 된 이유를 이렇게 밝힌다.“직장 생활 30년이 다 되어가던 3년 전 어느 날, 문득 안전관리자로서 걸어온 나의 길을 한번 기록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혹시 나와 같은 안전관리자의 길을 가는 단 한 명의 후배한테라도 먼저 간 어떤 선배의 경험이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다면 의미 있는 일이겠다 싶은 마음에서 이 책을 쓰게 되었다. 근로자를 다치지 않게 하는 것, 그것이 우리 안전관리자의 일이고 사명이다. 단 한 생명도 놓치지 않으려고 했던 이름 없는 안전관리자의 기록이자 생각이다.”

세계 곳곳에서 사고가 끊이지 않는다. 2020년은 특히 더 극심한 양상이다. 코로나19로 단 하루도 안심하고 살 수 없는 일상이 이어지고 있다. 이런 사고의 시대에서 왜 우리는 제대로 된 안전관리 매뉴얼 책 한 권 가져보지 못했을까. 대참사가 나오면 온 나라가 들썩거릴 정도로 위기감과 불안에 빠지면서 왜 우리는 그 사고에서 교훈을 얻지 못할까. 한번 일어난 사고는 두 번 다시 일어나지 말아야 하는데도 같은 잘못을 반복하며 살고 있을까?

이 책은 특히 기업의 경영자와 관리감독자, 안전관리자, 근로자 등이 경각심을 가지고 읽어야 할 책이며, 이 책이 안내하는 필수 안전 매뉴얼을 생활 속에서 반드시 실천해야 할 책이다. 이 책은 총 Part 4 로 구성되어 있다. Part1 은 신입사원 시절부터 임원으로 퇴임하기까지 33년간 안전관리자로 겪은 일에 대한 기록이다. 회사나 사업장 및 근무 위치가 바뀌는 등 주요 변곡점 위주로 정리되어 있다. Part 2은 산업현장의 사고 예방에 꼭 필요한 요소들을 저자가 겪고 시행한 사례와 함께 구성되어 있다. Part 3은 우리 사회와 국민들이 안전의 본질을 알고 실천해야 할 내용을 사고 통계를 바탕으로 한 저자의 경험과 생각이 정리되어 있다. 마지막 Part에서는 기업의 최고경영자부터 근로자, 그리고 국가(정부)부터 국민에 이르기까지 각자의 위치에서 안전에 대한 역할과 해야 할 일들에 대해 안전 업무를 하면서 보고, 듣고, 느낀 것을 조언하고 있다.

저자는 안전을 하는데 필요한 3가지 요소로 주저 없이 사람과 시간과 돈을 이야기한다. 그리고 기업이 안전을 위해 쓰는 돈은 지출이 아니라 투자라고 얘기한다. 오직 안전만 생각하며 살아온 사람답게 다양한 안전 키워드를 개발하고 교육시켜 왔다. 안전설비를 아무리 들여놔도, 사람의 위험한 습관이 고쳐지지 않으면 무용지물이다. 그래서 저자가 만든 게‘안전발자국’이다. 회사에서뿐만 아니라 가정생활부터 출퇴근 시간까지도 본인이 불안전한 행동을 얼마나 하고 있는지 하루에 한 번, 일주일에 한 번씩 자가진단해 보고 안전습관을 스스로 되돌아보게 했다. 자신이 안전에 둔감했던 행동, 나의‘안전발자국’을 되짚어 보면서 안전습관을 향상토록 했다. 그는 사고가 발생하기 전에 자잘한 사고 징후들부터 발견해 없애자는‘클리어 300’도 강조했다. 하인리히의 1:29:300 법칙(1건의 중대 사고가 나려면 그 이전에 29번의 경미한 사고가 발생하고, 또 그 이전에 300건의 불안전 징후들이 보인다는 법칙)에서 이름을 따왔다.

저자는 안전은 순위의 문제가 아니라고 얘기한다. 국가든 기업이든 어떠한 상황에서도 변하지 않는 핵심가치가 안전이고 이는 곧 국민의 생명, 직원들의 생명과 직결되는 아주 중요한 가치라고 강조를 한다. 사람이 바뀌고 시간의 제약이 있어도 변하지 않는 핵심가치가 바로 안전이라는 것이다. 안전은 언제 시작되는가. 저자는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 전이라고 얘기한다. 그래서 안전은 예방이 최우선이라는 얘기다. 스타강사인 김미경 씨는 자신의 책인 『리부트』에서 안전을 고객이 기업을 선택하는 기준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사고가 날 때만 법석 떨어서도 안 되고, 같은 사고를 반복해서는 더더욱 안 되는데 그 첫 실천방안이 예방인 것이다. 저자는 안전에 관한 문제가 있으면 발본색원해서 완벽하게 해결해야지 임시방편으로 돌려막기 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다.

나폴레옹이 이런 말을 했다.“우리가 어느 날 마주칠 사고는 우리가 소홀히 보낸 어떤 시간에 대한 보복이다.”라고. 우리 대한민국은 안전에 대해 소홀히 보낸 시간들이 너무 많다. 그렇기에 과거에 당한 참사보다 더 끔찍한 사고를 계속 반복하고 있는 것이다. 그 악순환의 고리를 끊으려면 33년 안전관리자가 따끔하게 지적하는 경고를 귀담아들어야 한다. 이제는 전쟁보다 안전사고로 죽는 사람들이 더 많아지고 있다. 매일 교통사고로 누군가는 사망하고, 김용균씨처럼 죽음의 위험에 노출된 노동자들의 환경도 여전히 개선되지 않고 있다. 세월호 사고 같은 부모 가슴에 자신의 죽음보다 끔찍한 트라우마를 줄 사고가 다시 일어나지 말라는 법이 없다. 안전을 소홀히 한 대가로 아빠, 엄마, 아들, 딸이 죽음의 벼랑 끝으로 몰리고 있다. 한 가정이 붕괴되면 그 사회는 온전히 버티기 힘들다.

대한민국 국민 모두가 건강하고 안전한 일상을 살기 원한다면 지금 당장 직장에서, 학교에서, 가정에서 이 책을 생존 매뉴얼로 반드시 일독하기를 권한다.

김재호 기자 kimyital@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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