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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과 비평 (계간) : 203호 (2024년 봄호)
창작과 비평 (계간) : 203호 (2024년 봄호)
  • 김재호
  • 승인 2024.03.05 21: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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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과비평사편집부 편집 | 창비 | 572쪽

정치, 경제, 사법, 언론 할 것 없이 사회의 모든 영역이 촛불혁명 이전으로 되돌아간 듯 퇴행하고 있다. 대통령의 잇단 거부권 행사와 권력 남용은 물론 중립을 가장한 주류 미디어의 편파성까지, 2024년의 ‘시대유감’을 불러일으키는 모순들이 차고 넘친다. 본지 편집위원 강경석 문학평론가는 유례없는 교착국면을 맞닥뜨린 지금이야말로 “다가오는 변화를 희망으로 만드는 책임이 온전히 우리 자신에게 주어져 있음을 되새기며 준비할 때”(「책머리에」)라고 역설하며 비관과 절망 한가운데에서도 새로운 세상을 만들기 위한 길을 찾아가자고 힘주어 말한다.

국내정세의 혼란상이 내부 요인만으로 빚어진 것은 아닐 터, 『창작과비평』 2024년 봄호 특집은 ‘세계서사, 어떻게 쓸 것인가’라는 주제로 익히 익숙한 ‘글로벌’이라는 수식을 넘어 우리는 앞으로 진정 어떤 ‘세계’를 만들어가야 할지 논한다. 미중경쟁 격화, 우끄라이나전쟁, 가자전쟁 등으로 글로벌 정세가 격변하고 세계화 이데올로기는 붕괴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기후위기 등 일국 차원에서 해결할 수 없는 문제마저 늘어나는 작금의 상황에서 새로 써내려갈 세계를 다각도로 모색한다.

‘대화’에서는 윤석열정부의 잇단 실정을 비판하고 ‘2기 촛불정부’를 만들기 위한 비상한 길에 대해 논의한다. 세월호참사 이후 지난 10년을 돌아보며 참사의 기억을 지우려는 세력에 맞서온 노력을 되새기고 4·16운동의 성과를 짚는 글들을 ‘문학평론’과 ‘현장’란에 소개한다. 주체적 한국학과 자생 담론 진작을 위해 시작하는 연속기획 ‘K-담론을 모색한다’ 첫회가 ‘논단’란에 담겼으며, 소설가 공선옥의 ‘내가 사는 곳’ 산문, 김해자 시인의 작가조명 인터뷰 및 시·소설 신작들도 새 계절의 풍성한 읽을거리가 되어준다.

김재호 기자 kimyital@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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