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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하기 위한 말
말하기 위한 말
  • 김재호
  • 승인 2024.03.12 14: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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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 카르디날 지음 | 김희진 옮김 | 문학동네 | 436쪽

불안과 트라우마, 여성의 근원적 공포
정신분석과 글쓰기를 통한 치유와 성장의 섬세한 기록

나는 내 불안에 대해 말하기 시작했고,
깨어났고, 새로이 내 삶을 일구기 시작했다.
나는 점점 나아지고 있었다.

★ 하버드대학교 문학부, 예일대학교 의과대학 등 750개 이상 대학 교재로 채택된 베스트셀러 ★
★ 리트레상 수상작 ★

원인을 알 수 없는 심각한 신체 증상과 불안 발작, 강박 등으로 고통받던 한 여성이 경험한 칠 년 동안의 정신분석 치료 과정과 치유와 회복, 성장을 감동적으로 그려낸 『말하기 위한 말』이 출간되었다. 국내에는 연극 [그와 그녀의 목요일]의 원작 작가로 알려진 마리 카르디날의 대표작이자, 작가 자신의 정신분석 치료 경험을 담은 자전소설이다.

프랑스 철학자이자 언어학자, 의사였던 에밀 리트레를 기리기 위해 제정되어 의학적 휴머니즘이 드러나는 가장 우수한 프랑스어 문학작품에 수여하는 리트레상을 받았다. “눈부신 언어적 기교와 감정을 휘젓는 절묘한 솜씨”(뉴욕 타임스 북 리뷰), “인생의 깊은 이야기를 이상적인 방식으로 재구성해낸 매혹적인 작품”(토니 모리슨), “정신분석에 관한 최고의 이야기. 소설이 이를 수 있는 가장 완벽한 경지”(브루노 베텔하임) 등의 찬사를 받으며 프랑스를 넘어 세계적 베스트셀러가 되었고, 하버드대학교 문학부와 예일대학교 의과대학 등 750개 이상의 대학에서 교재로 채택했다.

정신분석을 통해 화자는 유년기의 트라우마, 악몽, 인생의 일부가 되지 못한 아버지, 자신을 가장 사랑해준 사람인 동시에 끔찍한 가해자이기도 했던 엄마와의 관계 등 존재를 뒤흔드는 뼈아픈 기억을 계속해서 표면으로 끌어올리고, 일상생활이 불가능할 정도로 심각한 하혈 증세, 불안 발작, 강박, 환시 같은 병증의 근원으로 조금씩 다가간다. 이 과정에서 여성으로서의 근원적 공포와 인지하지 못했던 자기 안의 폭력성을 새롭게 발견한다.

칠 년 동안 지속된 분석 치료의 여정은 때로 병증 그 자체보다 큰 고통을 주지만, 그녀는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지난한 싸움을 꿋꿋이 이어나간다. 정신분석 상담료를 마련하기 위해 돈을 벌어야 했던 그녀는 일로써 글쓰기를 시작하고, 점차 자신의 이야기, 자신의 글을 쓰며 마침내 위태롭지만 완전한 자유를 느끼는 온전한 한 사람으로 바로 서는 순간을 맞이한다. 소설은 치열하고 치밀한 언어로 그 회복의 여정, 그녀 자신과 그녀의 인생에서 가장 큰 존재이자 아픔이었던 엄마와 화해하기까지의 나날을 촘촘히 기록한다.

한때 내가 살았던 지옥에 살고 있는 이들을 돕기 위해, 언젠가 내 정신분석 이야기를 쓰기로, 소설로 담아내기로 결심했다. 소설 속에 자매처럼 나와 닮은 한 여자의 치유 이야기를, 그녀의 출생, 세상으로의 늦된 첫발, 지상의 낮과 밤과의 행복한 만남, 살아가는 기쁨, 자신이 속한 우주 앞에서 느끼는 경탄을 이야기하겠다고. (365쪽)

김재호 기자 kimyital@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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