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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기 사퇴' 홍원화 경북대 총장…빨라진 총장선거 시계
'조기 사퇴' 홍원화 경북대 총장…빨라진 총장선거 시계
  • 장성환 기자
  • 승인 2024.03.21 18: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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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대 교수회, 교수평의회에서 '총장 선거 조기 시행' 안건 통과
홍원화 경북대 총장이 조기 사퇴 의사를 밝히면서 당초 오는 6~7월로 예정돼 있던 경북대 총장 선거가 앞당겨질 전망이다. 사진은 경북대 본관 앞 전경.(사진 = 경북대)
홍원화 경북대 총장이 조기 사퇴 의사를 밝히면서 당초 오는 6~7월로 예정돼 있던 경북대 총장 선거가 앞당겨질 전망이다. 사진은 경북대 본관 앞 전경.(사진 = 경북대)

다가오는 22대 총선의 여권 비례대표 공천을 신청했다가 철회한 홍원화 경북대 총장이 조기 사퇴 의사를 밝히면서 경북대 총장 선거 시계가 빨라지게 됐다.

경북대 교수회는 21일 정기 교수평의회에서 '총장 임기 단축 및 총장 선거 조기 시행'을 안건으로 상정해 표결에 부쳐 가결시켰다. 아울러 이들은 홍 총장에게 차기 총장 선거일로 예상되는 오는 5월 23일까지 사퇴할 것도 요구하기로 했다. 해당 안건은 회의 재적 인원 63명 가운데 48명이 투표했으며 찬성 34표, 반대 10표, 기권 4표가 나왔다. 이에 따라 당초 오는 6~7월로 예정돼 있던 경북대 총장 선거 일정이 앞당겨질 전망이다.

앞서 홍 총장은 국민의힘 비례대표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에 공천을 신청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교내 구성원들의 반발을 샀다. 논란이 커지자 공천 신청을 철회했지만 경북대 교수회·전국국공립대교수노조 경북대지회·경북대민주화교수협의회·학생 동아리 등이 잇따라 성명을 내고 홍 총장의 자진 사퇴를 요구했다.

그러자 홍 총장은 지난 14일 서창교 부총장, 단과대학 교수회 의장들과 가진 간담회 자리에서 "교수회에서는 가급적 빨리 후임 총장 선정 절차를 마쳐달라"며 "새로운 총장이 선정되면 잔여 임기와 상관없이 최대한 빠른 시간 내에 인수인계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조기 사퇴 의사를 전했다. 본래 홍 총장의 임기는 오는 10월 20일까지다.

이번 사태를 두고 한 경북대 교수는 "홍 총장이 한 행위가 국립대 총장으로서 절대 해서는 안 될 일이라는 게 교수와 학생 등 모든 학내 구성원들의 생각"이라면서 "총장직 조기 사퇴를 결정한 것은 그나마 다행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경북대 교수회는 21일 정기 교수평의회에서 '총장 임기 단축 및 총장 선거 조기 시행'을 안건으로 상정해 표결에 부쳐 가결시켰다. 사진은 안건 투표 결과.(사진 = 경북대 교수회)
경북대 교수회는 21일 정기 교수평의회에서 '총장 임기 단축 및 총장 선거 조기 시행'을 안건으로 상정해 표결에 부쳐 가결시켰다. 사진은 안건 투표 결과.(사진 = 경북대 교수회)

의대 증원·무전공 선발 등 두고도 교내 구성원과 갈등

홍 총장이 학교 구성원들과 마찰을 빚은 게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그는 최근 의대 정원 증원 문제와 관련해 원래 경북대 의대 정원인 110명의 2배가 넘는 250명을 교육부에 신청했다가 의대 교수들과 학생들의 거센 저항을 받았다. 당시 경북대 의대 교수들은 "총장과 대학본부가 의대의 제안을 존중하지 않고 독단적이고 일방적인 증원 신청을 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경북대가 정부 방침에 따라 2025학년도 대입에서 정원의 25%를 무전공으로 선발하는 내용의 구조조정안을 발표하면서 인문대 교수들과의 갈등도 진행되고 있다. 인문대 교수들은 지난 11일 해당 구조조정안에 반대하는 성명서를 내고 "이번 구조조정안은 기초 학문을 보호하고 균형 있게 발전시켜야 할 거점 국립대로서의 역할과 의무를 방기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지난해 12월에는 정부로부터 5년간 최대 1천억 원을 지원받을 수 있는 '글로컬대학'에 도전하고자 금오공대와의 통합을 추진하다 학생들의 거센 저항에 물러선 바 있다. 학생들이 대학본부 앞 계단에 일명 '과잠'이라고 불리는 학과 점퍼를 벗어 두는 시위가 갈수록 확산되자 학교는 통합 추진을 없던 일로 했다.

또 다른 경북대 관계자는 "총장의 적절하지 못한 행동들이 학교의 위상을 흔든 만큼 조기 사퇴는 당연한 수순"이라며 "임기를 다 채우려 했으면 학교에 엄청난 분란만 생겼을 것"이라고 밝혔다.

장성환 기자 gijahwan90@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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