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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비평 (계간) : 봄 [2024] 146호
역사비평 (계간) : 봄 [2024] 146호
  • 김재호
  • 승인 2024.03.25 05: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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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문제연구소 편집 | 역사비평사 | 616쪽

시민과 인간의 경계에서
―전환기 이론적 실천으로서 인권사의 모색

특집 “시민과 인간의 경계에서─전환기 이론적 실천으로서 인권사의 모색”은 인권사에 대한 관심을 다시 촉구하는 동시에, 어떤 시공간에서 누구에 의해 발화되는가에 따라, 즉 역사적 컨텍스트와 주체의 위치에 따라 매우 다른 의미와 효과가 발생될 수 있음을 드러내려는 의도도 담고 있다.

「인권사─역사 없는 자들의 역사」에서 전진성은 ‘근대적·합리적 주체로서의 개인의 권리’라는 인권 개념이나 인도주의에 종속된 시혜적 차원의 인권 개념 모두를 비판하면서 한나 아렌트에 기대어 단지 인간으로 태어났다는 이유만으로 “권리를 가질 권리”로 인권을 재개념화했다. 시민의 권리 자체를 누릴 수 없는 자들, 배제된 자들의 권리를 상상할 수 있게 하고 실체화하는 개념으로서 인권을 다시 해석한다면, 하나의 연구 대상으로서 인권의 역사를 다룰 것이 아니라 인권적 관점에서 역사를 이해하려는 전환이 요구된다는 것이 전진성의 주장이다.

특별히 이번 특집은 ‘민권’과 ‘인권’이라는 서로 유사한 듯하지만 다른 의미를 갖는 개념의 역사성에 대해 관심을 갖고 분석을 시도했다. 「미국 민권운동의 산실 하이랜더 포크스쿨」에서 김진희는 미국 남부 지역 노동운동과 민권운동의 관계, 그리고 노동운동과 인종차별주의에 맞선 투쟁의 관계를 재해석했다.

「해방 이후 민권과 인권의 정치적 상상력」에서 황병주는 민권과 인권 개념의 변화와 그 역사적 맥락을 되짚었다. 「종전/해방 직후 남조선과 반(反)파쇼 민주주의, 그리고 인민」에서 임종명은 해방 직후 다양한 집합 주체의 경합 속에서 좌익 엘리트들이 ‘인민’을 어떻게 개념화했는가를 거슬러 읽는 작업을 했다.

「추방당한 두 성직자의 초국적 인권 연대 이야기」에서 이상록은 오글 목사와 시노트 신부의 사례를 통해 ‘인권’을 시민권뿐만 아니라 생명권까지 박탈당하게 된 냉전반공주의의 피해자들과 국민국가의 경계 밖으로 추방당한 외국인 성직자들 사이의 초국적 연대의 언어로 해석했다.

김재호 기자 kimyital@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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