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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인 문제
중국인 문제
  • 김재호
  • 승인 2024.03.28 18: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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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 나이 지음 | 안효상 옮김 | 책과함께 | 672쪽

현대 인종주의와 전 지구적 자본주의의
동학(動學)을 이해하기 위한 열쇠, “중국인 문제”

19세기 중반 이후 반세기 동안, 그 이전 3천 년 동안 채굴된 것보다 더 많은 금이 채굴되어 개인들과 국가들에 막대한 부를 가져다주었다. 이른바 골드러시다. 당시 많은 중국인이 미국 캘리포니아, 오스트레일리아 빅토리아(멜버른), 남아프리카 트란스발 등의 금광지로 이주해 착취를 견디며 일했다. 『중국인 문제』는 초국가적 이주와 노동과 배제의 역사와, 그 과정에서 인종이 어떻게 국제 자본주의의 구조에 편입되고 국가 정치에 연결되는지를 재구성한다. 저자는 5개 대륙에 걸친 10여 년의 연구를 바탕으로, 고국을 떠난 수천 명의 중국인이 어떤 곤경을 겪었고 어떻게 공동체와 조직을 형성하여 위험한 ‘신세계’를 헤쳐나갔는지 생생하게 보여준다.

골드러시는 중국과 앵글로-아메리카 세계 사이에, 이주민 중국인들과 정착민 유럽-미국인들 사이에 첫 대규모 접촉을 불러일으킨 사건이었다. 이 시기 중국인 이주민과 백인 정착민 사이 알력은 “중국인 문제”를 둘러싼 전 지구적 분쟁을 촉발했다. 미국과 영국제국은 중국인을 이민과 시민권에서 배제하는 법으로 “중국인 문제”에 대응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인종차별적 고정관념인 ‘쿨리’ 신화가 생겨났고, 이는 오늘날까지 이어지는 소위 ‘동양계’를 향한 인종주의의 시작이었다.

김재호 기자 kimyital@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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