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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다] 경주의 문화유적 구석구석을 ‘애마’로 누비다
[탄다] 경주의 문화유적 구석구석을 ‘애마’로 누비다
  • 유영준 경주대·관광학부
  • 승인 2008.12.31 14: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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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특집_ 두 다리로 새해 여는 교수들

어머니께서 자전거 뒤를 잡아주셔서 몇 번 S자 곡예를 하다 보니 어느 새 나도 모르게 혼자서 균형을 잡아 자전거를 타게 된 것이 지금으로부터 거의 40여 년 전. 당시에는 자전거가 지금의 자동차와 비슷한 정도로 대접을 받는 때라 자전거를 사는 것이 쉽지 않았다. 그래서 등하교할 때는 튼튼한 다리로 걸어 다녔고, 귀가하면 어머니를 졸라 자전거를 빌려서 온 동네를 돌아다니는 것이 자전거를 처음 배운 후의 낙이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자전거를 취미 도구로 삼기 시작한 것은 자전거를 처음 배운 날로부터 30년쯤 되는 2000년, 우연찮게 포항MBC의 문화길라잡이가 돼 첫 취재 대상인 ‘경주자전거문화기행’의 저자였던 이재택 선생님을 만나게 되면서부터다. 1998년 경주에 정착했으면서도 자전거로 경주의 문화유적을 찾아다닐 수 있다는 점을 모르고 가족들과 승용차로 돌아다녔었는데, 그 날 이후로는 시간이 날 때마다 자전거를 애마로 삼아 경주 구석구석을 다니는 것이 일상이 됐다.

레저 수단으로서 자전거를 탄다는 것은 상쾌하고 재미있는 운동으로 주변의 경관을 즐길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신체적·정신적 건강에도 좋다. 자전거는 접근성이 좋을 뿐만 아니라 적당한 기동력도 있어서 차가 다니기 곤란한 곳도 갈 수 있으며 걸어서 가기에는 먼 거리라도 기분 좋게 다녀올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런 장점으로 인해 주말을 이용해 가족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을 만들기 위해 선택한 것이 자전거 타기이다. 2003년 경주세계문화엑스포 행사의 일환으로 시작된 경주자전거문화유적체험투어(이하 경주자전거투어)는 초기엔 시민단체 산하였지만 2008년 1월부터 비영리 자원봉사단체로 변모했다.

운영위원들은 각자가 경주에서 본업을 가지고 활동하고 있지만, 행사가 있는 날이면 참여해 각자가 맡은 업무를 책임지고 있다.
재미있는 것은 10명의 운영위원들 중 1명을 제외하면 경주가 아닌 타 지역 출신들이라는 점이다.
자전거로 경주를 여행한다고 하니까 색다른 맛이 있어서 투어에 참가하기 일주일 전에 자전거를 초등학교 운동장에서 배운 후 바로 도전하는 경우가 간혹 있다. 이런 참가자들은 의욕은 남보다 강하지만 자전거와 인도를 겸하고 있는 자전거도로를 이용해서 투어를 하다보니 다른 참가자들에 비해 뒤쳐져서 힘들고 겨우 따라잡아서 좇아가면 이미 설명은 끝나고 마는 일이 발생한다.

또한 운영위원들은 이런 초보 참가자들의 안전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이런 분들이 참가하게 되면 신경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고, 투어가 끝난 다음에는 “휴~우!” 하고 저절로 한숨이 나오기도 한다.

유영준 경주대·관광학부

필자는 현재 경주자전거문화유적체험투어단 단장을 맡고 있다. 자전거를 타면서 , 경주를 여행하며 자전거와 경주의 매력에 더욱 빠져들고 있다. 저서로 『글로벌컨벤션산업론』, 『관광지리정보시스템』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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