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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서강대 교협, 직선 총장 후보 선출
고려대·서강대 교협, 직선 총장 후보 선출
  • 손혁기 기자
  • 승인 2002.03.19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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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03-19 10:52:59
고려대 교수협의회(회장 백영현, 재료금속공학과, 이하 교협)는 지난 9일 7백여명의 교수가 참여한 가운데 총장후보자 선거를 치르고 이필상 교수(경영학과)와 이기수 교수(법학과)를 차기총장후보로 선출했다. 전체교수 9백여명 가운데 연구년을 제외한 대부분의 교수들이 참여한 이번 선거에서 이필상 교수는 3백48표, 이기수 교수는 2백99표를 얻었다.

이필상 교수는 경영대학 학장시절 경영대학 발전기금으로 5백억원을 모아 대학가에 화제를 불러왔으며, 경실련 경제정의연구소장을 역임하는 등 시민단체활동에서도 두각을 나타낸 바 있다.

지금까지 교협 선거에서 1위를 차지한 후보가 총장으로 선임됐던 관례에 따르면 이필상 교수는 법인 이사회의 확정을 거쳐 오는 6월 1일부터 총장직을 수행하게 된다. 이럴 경우 이 교수는 80년대 김준엽 총장(일본 경응대학)이후 본교 출신이 아닌 교수가 총장으로 뽑히는 최초의 사례를 기록하게 된다.

한편, 고려대 법인(이사장 김병관 전 동아일보 회장)은 지난달 14일 교협과 별도로 총장 초빙 공고를 내고 학내·외 인사를 대상으로 지난 16일까지 총장후보자를 접수했다. 법인은 교협을 임의 단체로 규정하고 교수, 직원, 동문, 사회인사 등으로 구성된 별도의 총장추천위원회의 심사를 통해 이사회에서 신임 총장을 선출한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이번 교협의 총장후보선거에서 역대 어느 때보다 많은 교수들이 참가해 직선제 유지에 강한 의지를 보임으로써 법인이 이를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총장을 선임할 경우 강한 반발과 파장을 불러올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지난해 12월 이한택 총장이 서울대교구 주교로 선임된 서강대에서는 후임총장선출 방식을 놓고 교수협의회(회장 김학수, 신문방송학과)와 이사회가 3개월 동안 난항을 거듭한 끝에 지난 14일 예수회에서 총장후보자를 천거하면, 교수들이 투표를 통해 2명의 후보를 확정하기로 합의했다. 이로써 서강대는 1996년 이후 8년만에 교수들에 의한 직선총장을 선출하게 됐다. 이 총장이 주교로 선임된 이후 서강대 이사회는 예수회 신부 가운데 한명을 총장으로 임명하려 했으나 이는 그 동안 총장직 개방과 총장직선제를 요구해 왔던 교협의 의견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방법이어서 논란을 빚어왔다.

서강대는 신임총장이 선임되면 ‘총장선출제도 연구위원회’를 구성해, 총장직 개방을 포함한 새로운 총장선출방식을 마련할 예정이다.

손혁기 기자 pharos@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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