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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I 오용되고 있다…ISI “교수 평가잣대로 활용 금물”
SCI 오용되고 있다…ISI “교수 평가잣대로 활용 금물”
  • 안길찬 기자
  • 승인 2002.04.30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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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04-30 18:13:16
개별 교수들의 업적을 평가하는 잣대로 날로 그 활용도가 높아지고 있는 ‘과학기술논문색인’(SCI : Science Citation Index)이 본래의 목적과 다르게 오용되고 있다는 비판이 직접 SCI 목록을 만들어 관리하고 있는 미국 과학정보연구원(ISI:Institute for Scientific Information) 담당자로부터 제기됐다.
<관련기사 8, 9면>지난 17일 한양대 학술정보원 주최로 열린 ‘SCI 저널 선정기준 및 등재방법 세미나’에서 제임스 테스타 ISI 편집이사는 “한국과 같이 SCI를 교수들의 업적평가 기준으로 활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전제하고 “SCI는 논문색인의 인용 및 피인용도 조사를 통해 연구자들에게 정확한 학술연구의 동향을 제공하기 위한 목적으로 개발됐다. 논문의 우수성을 가려 교수들의 업적을 평가하기 위한 목적으로 활용해선 안된다”며 SCI를 교수평가 잣대로 활용하고 있는 국내 학계의 그릇된 풍토를 비판했다.

테스타 이사는 또 “SCI는 학술지를 평가한 것이지, 개별 학술지에 담긴 논문을 평가한 것은 아니다”며 “SCI 등재된 학술지에 실린 논문이 모두 우수하다고 보기는 어렵다”면서 SCI가 교수평가 잣대로 활용돼선 안되는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교수평가 기준으로 SCI를 활용하는 것은 ISI의 정보를 잘못 이용하고 있다”는 입장을 명확히 전달했다. 그는 “아시아권 국가와 대학에서 특히 SCI를 오용하는 경향이 빈번해 지고 있어 당혹스럽다. ISI 내부에서도 SCI의 오용을 막기 위한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면서 “조만간 ISI의 공식입장을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세미나는 SCI 저널 선정기준과 등재방법을 ISI가 직접 설명해 국내 학술지의 SCI 등재를 권장하기 위한 목적으로 마련됐다. ISI는 지난 14일부터 19일까지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 한국과학기술한림원, 한양대, 고려대 등을 돌며 4차례 설명회를 가졌다. ISI는 현재 과학기술분야의 SCI 뿐만 아니라 인문학 분야의 AHCI(Arts and Humanities Citation Index), 사회과학 분야의 SSCI(Social Science Citation Index) 등의 논문인용색인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국내 학계에서 SCI는 각종 정부출연기관 연구비 지원자격으로 활용되는 등 그 비중이 점점 더 높아지고 있다. 학술진흥재단은 이미 수 년 전부터 ‘신진교수연구과제지원사업’, ‘신진연구자지원사업’ 분야에서 SCI급 학술지 논문 발표 실적을 연구비 신청자격으로 삼고있다. 정부 부처에서도 각종 국책프로젝트의 성과를 SCI 등재 학술지에 발표된 논문수의 증가로 설명하고 있다.

교육부는 지난 4일 ‘한국대학의 2001 SCI 논문현황 분석’ 발표를 통해 “국내 대학들이 전년도보다 17.9%늘어난 1만4천1백62건의 논문을 2001년에 SCI 등재 학술지에 발표해 논문 증가율이 세계 1위를 기록했다”며 성과를 치켜세웠다.

SCI 등재 저널 선정작업에 직접 참여하고 있는 테스터 편집이사의 이날 비판은 교수계약제 시행과 더불어 각 대학이 업적평가 방식을 손질하면서 SCI의 비중을 넓혀가고 있는 가운데 제기돼 앞으로 적지않은 논란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안길찬 기자 chan1218@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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