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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체능계 교수들의 수난시대
예체능계 교수들의 수난시대
  • 손혁기 기자
  • 승인 2002.04.30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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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04-30 18:12:35
예체능계 교수들의 수난시대인가. 김민수 전 서울대 교수(시각디자인과)가 선배 교수들의 친일 행각을 들춰내 괘씸죄에 걸려 재임용에서 탈락한 이후 5년째 법정소송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예체능 전공 교수들이 석연치 않은 이유로 잇따라 대학에서 쫓겨나고 있다.

세종대가 김동우 교수(회화과)를 올해 재임용 심사에서 탈락시키면서 내놓은 근거는 ‘조소분야의 발전업적 미비’. 세종대측은 △다양한 조소관련 교과목 개설 및 수강지도 △조소 습작활동 전시회 △전국 고교생 대상 조소 실기대회 개최 등이 활발히 전개됐다고 볼 수 없기 때문에 “조소전공 전임교원을 계속 유지할 실익이 없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김 교수는 “졸업생이 없는 상태에서 습작만으로 전시회를 개최하는 것은 무리이고, 조소 실기실이 하나뿐인 상태에서 추가로 과목을 늘리는 것이 불가능했다”고 반박한다. 조소 실기대회도 행사관련 도구 구입을 요청했으나 이를 묵살하고 대학측이 폐지했다는 것.

김 교수가 밝힌 재임용 탈락의 이유는 김 교수가 제작한 ‘母子立像’에 대해 이 대학 법인 이사장이 “여인의 머리가 너무 커 인체비례가 5등신 밖에 안되니 머리 크기를 작게 하고 다리를 늘려 8등신으로 바꾸라”고 주문한 것을 작가의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거부했고, 이후부터 대학에 밉보였기 때문이라는 것.

도지호 안산공과대학 교수(산업디자인과)도 올해 재임용 심사에서 탈락했다. 안산공과대학측이 밝힌 도 교수의 재임용 탈락 사유는 △학과 교수간의 갈등 △학내행사 참여 부족 △강의 평가 성적 저조 △학생지도 소홀 등.

반면, 도 교수는 ‘학과교수간의 갈등’은 “학과장 재직 당시 동료 교수가 연구실적을 조작한 것이 밝혀졌는데 이를 학과장의 책임으로 미룬 것”이라고 해명하고 있다. 그러나 ‘학내행사 참여 부족’에는 도 교수도 동의하고 있다.

재임용 탈락의 진짜 이유에 대해 도 교수는 “학내기도회에 참여하지 않고, 명절이나 이사장 생일 때 찾아 ‘뵙지’ 않아서 밉보였기 때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도 교수는 2001년 2월 재임용 심사에서 8백% 이상의 연구실적을 내고도 1년 시한부로 재임용 되고 강의배정을 받지 못했다가 올해 재임용에서 탈락했다.

한편, 오은희 서울예술대학 교수(무용과)도 지난 3월 4일 직위 해제되고 대학 징계위원회에 회부됐다. 대학측은 지난해 실험실습비 문제로 학생들의 문제제기가 잇따르자 학과장을 맡고 있던 오 교수에게 이에 대한 책임을 물은 것이다. 그러나 오 교수는 “업무 미숙으로 인한 부분을 해명하고, 개인적인 치부가 전혀 없음을 입증했음에도 불구하고 품행이나, 성격, 도덕성 결함 등으로 몰아붙이고 있다”며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손혁기 기자 pharos@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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