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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신설 교수노조 대학비리 고발센터 소장 노태구 교수
인터뷰 : 신설 교수노조 대학비리 고발센터 소장 노태구 교수
  • 손혁기 기자
  • 승인 2002.09.19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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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09-19 15:26:34
전국교수노동조합(위원장 황상익 서울대 의학과, 이하 교수노조)이 대학비리 고발센터를 설립하고 초대 소장에 노태구 경기대 교수(사회과학부)를 선임했다. 센터는 사학법인의 부정과 전횡을 감시하고, 교수의 교권과 학생의 수업권을 지켜내겠다는 목표를 내걸었다. 노조는 센터의 운영을 통해 계약제 시행이후 불안정해진 교수들의 신분안정을 돕고, 대학의 민주화를 한걸음 앞당기기를 기대하고 있다.
30여명의 관련 교수들로 상담·조사위원을 구성한 센터는 대학비리, 불공정한 계약제, 교권탄압, 부당한 재임용 탈락 등의 대해 제보를 받으면 공동대책위를 마련하고 법률구제활동도 펼칠 예정이다. 자문 변호단에는 김선수씨 등 민주화를 위한 변호사 모임소속 변호사들이 참여하고 있다.

△대학비리가 어느 정도라고 보십니까.
“민원이 들어온 것은 경문대, 안산공과대, 세종대, 서울예대, 인하대 등입니다. 이밖에도 교수계약제가 실시되기 이전에 고발된 대학은 더 많습니다. 일부 사학운영자들은 대학의 공공성을 생각하지 않습니다. 부동산투기 등을 통해서 졸부가 된 이들이 ‘세금을 내지 않는 기업’으로 생각하고 대학을 설립했습니다. 이러한 대학은 주요직책도 친인척이 차지하고 있습니다.”

△지나치게 투쟁적이고 비판적이라는 지적도 있지 않습니까.
“대학공동체에서 순기능적인 역할을 도모하기 위해서 교수노조를 만들었음에도 불구하고 참여하고 있는 교수들을 좌경시합니다. 일부 사학의 운영자들은 교수협의회가 대학개혁을 주장해도 대학을 공유화하는 사회주의적 발상이라고 몰아붙입니다. 이는 본말이 전도된 것입니다. 강력한 법인들의 모임이 있고 또 이들 편을 드는 권위주의적 관료들이 있는 한 교수들로 구성된 합법적인 조직이 필요하고 적극적인 활동을 펼쳐야 합니다.”

△교수는 대학운영의 주체입니다. 주체가 주체를 고발하는 것은 모순처럼 보입니다.
“제대로 운영되는 대학은 문제되지 않습니다. 족벌재단이 전권을 행사하면서 교육의 공공성과 민주성을 말살하고 사학을 영리추구 수단으로 삼고 있는 일부 대학을 대상으로 할 것입니다. 이러한 대학에서는 사학운영자와 교수는 주종관계에 놓입니다.”

△비리로 지적된 대학들은 대부분 교수들이 재임용 탈락당하거나 파면됐습니다. 그러면 교수들이 대학에서 쫓겨나기 전까지는 적극적인 협조가 아니라도 적어도 방조한 것이 아닙니까.
“교수들은 신분상 열악한 위치에 처해있습니다. 교수들을 보호할 수 있는 장치가 없는 상황에서 개인의 용기부족을 탓하기는 어렵습니다. 교수협의회조차 임의기구로 정해놓은 사립학교법의 문제점에 근본적인 원인이 있습니다. 징계나 해임된 교수들은 이에 저항하다가 생존권을 박탈당한 것이고요.”

△대학문제에 비판적인 교수들에게 보직을 맡김으로써 무마하려는 시도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참여를 통해 대학을 바꿀 수 있다면 가능할 수 있겠지만, 근본적인 여건이 마련되지 않으면 보직을 맡지 않아야 할 것입니다.”
손혁기 기자 pharos@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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