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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해 트라페준다와 마케도니아 베르미오의 ‘성모 수멜라’ 수도원
흑해 트라페준다와 마케도니아 베르미오의 ‘성모 수멜라’ 수도원
  • 최자영 부산외대 지중해지역원 HK교수·서양고대사
  • 승인 2014.02.18 17: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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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토스 산에 위치한 그리고리오스 수도원의 전경 출처 위키피디아 커먼스

흑해 남부의 해변 도시로 지금은 터키 영토이지만, 고대 그리스 인이 드나들던 곳, 그리스 신화의 고향인 트라페준다에는 정교회의 상징으로서 ‘성모 수멜라(파나기아 수멜라)’ 수도원이 있다. 386년에 세워진 이 수도원에는 예수의 제자인 누가(루카스)가 만들었던 것으로 전해지는 ‘성모 수멜라’ 상이 있었는데, 지금은 그리스 마케도니아의 베르미오 마을 새 ‘성모 수멜라’ 수도원에 보관돼 있다.

‘수멜라’의 뜻은 흑해 방언으로 ‘멜라스 (산)으로’라고 한다. 380년 성모 마리아가 한 젊은 수도승에게 나타나 자신이 인도하는 곳으로 ‘아테네의 성모 상’을 옮기라고 지시한 다음, 그것을 들고는 사라졌는데, 그는 이곳 멜라스 산에서 성모상을 찾게 됐고 그곳에 이 수도원을 세웠으며(해발 1천320m), 성모상은 ‘수멜라 성모상’으로 불리게 됐다.

▲ 사도 누가(루카스)가 만든 것으로 전해지는 수멜라 성모상 출처 최자영 부산외대 HK교수

1923년 터키 공화국과 그리스 간에 무슬림과 정교도 간 교환이 이뤄졌을 때, 무슬림들이 이 수도원을 약탈방화 했는데, 당시 수도승들은 수멜라 상 등 聖物 3점을 인근의 작은 교회로 옮겨 보관했다. 1931년 터키 수상 이스메트 이노누가 아테네를 방문했을 때, 그리스 수상 엘레브테리오스 베니젤로스가 이 성물들을 이양해줄 것을 부탁했고, 이노누가 그 청을 받아들여, 성물들은 아테네 비잔티움 박물관으로 옮겨졌다.


그 후 20여년의 세월이 흐른 1951년, 마케도니아 서부에 위치한 베르미오 마을에 같은 이름을 가진 새 수도원이 세워지게 되고, 3점의 성물들도 그곳으로 옮겨졌다. 이 수도원은 1923년 소아시아 및 흑해에서 쫓겨난 후, 흑해의 고향과 수멜라 수도원을 가슴에 묻고 살았던 그리스 인 정교도 실향민들의 염원이 가시화된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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