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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과 대학의 역할
4차 산업혁명과 대학의 역할
  • 교수신문
  • 승인 2018.06.18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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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정론] 남송우 논설위원/부경대·국문학

한국 대학들이 4차 산업혁명이란 새로운 물결에 휩쓸려가고 있다. 대학뿐만 아니라, 한국사회의 모든 영역에서 4차 산업혁명이란 말은 현재와 미래를 담보할 전부인 것처럼 회자되고 있다. 그래서 4차 산업혁명에 해당하는 업종이 아니면 더 이상 생존하기도 힘들 것처럼 분위기를 몰아가고 있다. 그 동안 발전해온 인류의 문명사를 들여다 볼 때, 4차 산업혁명이란 새로운 변화는 분명 현실화될 것으로 예견된다. 

그러나 대학에서조차 클라우스 슈밥이 지난 2016년 세계경제포럼에서 한 이 명명을 아무런 고민 없이 일방적으로 수용하는 것은 문제이다. 이를 이미 현실화된 상황으로 인정하고 무조건 그 개념을 받아들이는 현상은 대학이 감당해야 할 역할을 포기하는 것이다.

대학은 언제나 새로운 변화나 세계사적 흐름이 감지될 때, 이런 현상의 본질과 현황, 그리고 문제점을 근본적으로 성찰해야 한다. 그리고 그 성찰의 결과로, 변화의 시대에 무엇을 준비하고 대처해 나갈지에 대한 객관적이고도 분명한 대안을 제시해 줘야 한다. 한국 사회가 그 동안 3차 산업을 중심으로 일궈 놓은 산업의 지형도를 바탕으로 새롭게 다가 올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주도하기 위해서는 4차 산업혁명을 단순히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등 초연결과 초지능을 특징으로 하는 기술 혁신 중심으로만 지향해서는 안 된다. 사회 모든 영역에서 사회적 혁신이 뒷받침돼야 한다. 기존의 한국 사회를 지탱하던 관행과 제도와 문화를 바꾸어 나가야만 4차 산업혁명도 현실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대학 교육은 이러한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제대로 열어나가기 위한 실질적인 인재를 키우는 산실이 돼야 한다. 그런데 대학이 4차 산업혁명을 열심히 외치고는 있지만, 이에 필요한 실질적인 교육이 제대로 이뤄지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결코 긍정적인 대답을 얻기 힘든 것이 현실이다.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할 학생을 제대로 교육하기 위해서는 대학의 교육과정을 실질적으로 개편하고, 학생들의 사고를 근본적으로 바꾸어 낼 수 있는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준비해야 한다.

이런 측면에서 대학에서의 융복합 교과목의 개발, 융복합 학과의 개설과 운영이 활성화돼야 한다. 학생들이 단일한 하나의 전공에 갇혀 있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1차 전공과는 거리가 있는 다른 영역의 전공을 함께 공부할 수 있는 학제의 개편이 이뤄져야 한다. 이는 기존의 부전공제도나 복수전공제도를 훨씬 넘어서는 방향이 돼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일차적으로 융복합 과목의 창안과 개발이 급선무이다. 이런 융복합 과목이 개발돼야 융복합 학과의 개설과 운영이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이는 기존의 인문 영역에 해당하는 과목과 사회과학, 나아가 자연과학 과목을 연결시켜 하나로 꿰뚫어 볼 수 있는 교과목의 개발을 의미한다. 세계현상을 통합적이고도 종합적으로 사유할 수 있는 텍스트가 필요하다. 초연결과 초지능을 특징으로 하는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산업을 주도하기 위해서는 융복합의 사유가 필수불가결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러한 융합 교과목의 개발은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니다. 그리고 한 전공자가 해낼 수 있는 영역도 아니다. 상당한 시간과 인력이 필요한 일이다. 또한 융복합 과목의 개발을 토대로 실질적인 융복합 학과의 개설을 준비해야 한다. 그러므로 이런 선행 과제의 실행 없이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외치고 있다는 것은 緣木求魚에 불과하다. 대학은 이제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주도할 인재를 제대로 키우기 위해 필요한 가장 기본적인 것부터 준비해야 할 시점이다.

 

 

남송우 논설위원/부경대·국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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