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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세 이상, 10명 중 1명 치매 걸린다
65세 이상, 10명 중 1명 치매 걸린다
  • 유무수
  • 승인 2021.07.09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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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이 읽기_『킵 샤프: 늙지 않는 뇌』 산제이 굽타 지음 | 한정훈 옮김 | 니들북 | 376쪽

 

조기은퇴도 치매 발병률 높일 수 있어
빠르게 걷기는 치매 예방에 훌륭한 운동

  
“나는 치매보다 나쁜 병을 본 적이 없다.” 신경외과 의사인 저자가 하는 말이다. 연세대 권수영 교수(연합신학대학원장)는 플라톤 아카데미에서 기획한 「한국인, 우리는 누구인가」라는 주제의 인문학 강연에서 어사 박문수 시절의 치매 사례를 언급했다. 

치매 증세가 있는 노모에게 아기를 맡기고 밭일을 하러 갔다가 돌아왔는데, 노모가 가마솥에 닭죽을 끓여놓았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솥에는 한 살짜리 아들이 삶아져 있더라는 얘기였다. 이는 치매의 극단적 예화이지만 치매가 환자와 가족 모두의 삶을 황폐하게 만든다는 것은 사실이다. 저자는 치매 환자 가족의 말을 인용했다. “알츠하이머병은 정서적, 재정적, 육체적으로 매우 힘든 여정입니다. 이 모든 것을 혼자 감당할 수 있는 사람은 없습니다.”

치매 환자의 60∼80%를 차지하는 알츠하이머병은 65세 이상 미국인 9명 중 1명꼴로 발생하며, 약 600만 명의 환자들이 알츠하이머병을 앓고 있다. 우리나라 통계에 의하면 65세 이상의 10명 중 1명, 80대 중반 이후에는 2명 중 1명이 치매를 앓고 있으며 현재 75만 명 이상의 환자가 있다. 게다가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치매 환자의 수는 앞으로 계속 증가할 것이다. 아직 확실한 치료법이 없다. 예방이 최선이다.

이 책 9장에는 건강한 뇌 만들기 12주 프로그램이 제시되었다. 12주간 달성할 5가지 주요목표는 첫째, 운동하기, 둘째, 학습과 도전으로 뇌를 자극하는 활동을 하기, 셋째, 정상적인 수면, 넷째, 적절한 영양 공급, 다섯째, 타인과 교류하는 사회활동 등으로 요약할 수 있다. 명상, 일기쓰기, 감사하는 생활도 도움이 된다. 심장에 좋지 않은 음식은 뇌에도 좋지 않다. 발등에 불이 떨어지지 않은 시점에서는 소홀히 여길 수 있는 상식이지만, 실천하지 않으면 예방의 효용을 누릴 수 없다. 85세의 사람들에게서 뇌 쇠퇴의 징후는 55∼65세였을 때 시작되었고, 마찬가지로 65세에 치매 증상이 나타난 사람들의 10% 이상이 35∼45세였을 때부터 뇌 건강이 악화되고 있었다. 

흔히 수험생 자녀가 밤을 새워 공부를 할 때 부모는 기특하게 여긴다. 그리하여 자녀의 목표달성을 위한 열정을 격려하기 위해 다음날 피자와 프라이드치킨 또는 콜라와 케이크를 사주었다면 두뇌에 큰 해악을 끼친 것이다. 저자에 의하면 적절한 수면과 식이요법은 치매 예방에 필수적이다. 밤샘 활동, 설탕, 튀긴 요리, 패스트푸드는 두뇌에 치매의 씨앗으로 작용한다. 조기은퇴도 치매 위험을 높인다. 은퇴한 전문직 종사자가 방송대 신입생으로 입학하는 경우가 있거니와 이는 목적의식을 가지고 뇌를 활발하게 사용함으로써 뇌의 인지 예비력을 구축하는 활동에 해당하며, 사회적 교류를 유지하는 활동이기도 하기에 치매 예방의 관점에서 현명한 선택이다. 

단 음식과 카페인 음료를 즐기고, 튀긴 음식을 자주 섭취하고, 과식하고, 디지털 기기를 들여다보며 밤늦게까지 깨어있고, 운동 없이 오래 앉아 있고, 흡연하고 과음하고, 체중을 늘리고, 홀로 우울하게 지내는 생활은 장차 치매에 걸릴 가능성을 촉진한다. 괌에 여행가서 차모로족의 초대를 받았을 때 그들의 별미인 여우 박쥐 고기는 웬만하면 먹지 않는 게 좋다. 치매를 일으키는 신경독소 물질이 농축된 음식이기 때문이다. 저자가 추천한 음식은 채소, 생선과 해산물, 건강한 지방(올리브유, 아보카도, 달걀), 베리류, 견과류다.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기와 소식하기도 권장했다. 저자가 강조한 바에 의하면 ‘습관적으로 공원에서 빠르게 걷기’는 ‘뇌 기능 유지(keep sharp)’를 위해 매우 훌륭한 활동이다. 

유무수 객원기자 wiseta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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