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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문득, 내가 달라졌다
어느 날 문득, 내가 달라졌다
  • 최승우
  • 승인 2022.05.03 10: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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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이환 외 4인 지음 | 생각학교 | 244쪽

자존감은 자신의 능력과 한계에 대한 주관적 자기 평가다. 있는 그대로 자신을 존중하고 사랑하는 마음은 오롯이 개인의 몫이다. 그 누구도 아닌 자신을 바라보는 태도가 바로 자존감이다. 자기 가치를 스스로 높이 평가하는 사람은 삶에 대한 만족도가 높다. 물론 타인과의 관계도 긍정적이며 미래를 낙관적으로 본다. 자존감은 자신감으로 이어져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에도 영향을 미친다. 매일 아침 거울에 비친 ‘나’를 바라보는 사람들의 마음은 제각각이지만 온전히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사람은 아주 드물다. 나이, 성별, 학력, 직업 등과 관계없이 낮은 자존감은 자아를 병들게 한다. 

자본주의가 홍수처럼 쏟아내는 신제품과 광고는 우리 몸을 조절하고 통제한다. 큰 키, 예쁜 얼굴, 날씬한 몸매, 보기 좋은 근육을 위해 우리는 쉴새 없이 소비하고 각종 브랜드로 자신을 표현한다. 그래서 자아 정체성이 형성될 시기인 청소년들은 혼란에 빠지기 쉽다. 자연은 개별적 존재에게 나름의 개성과 아름다움을 부여했으나 어느새 획일적 미적 기준이 우리 모두를 불편하게 한다. 몇몇 연예인과 셀럽을 추종하며 그들의 몸과 자신을 비교하는 청소년들이 행복할 리 없다.

자기만의 개성을 존중받고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인정받아 본 적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그들이 ‘몸’에 대해 관심을 갖는 건 당연하다. 2차 성징이 시작되면서 몸의 변화에 민감해지기 때문이며, 외모로 사람을 평가하는 사회 분위기도 한몫을 한다. 이런 이유로, 다섯 명의 소설가가 청소년의 ‘몸’을 주제로 서로 다른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래서 매우 의미 있고 주목할만한 형식의 소설집이다. 

경쾌하고 발랄한 상상력을 지닌 젊은 작가들은 다양한 방식으로 ‘가슴, 눈, 머리, 다리, 손’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신체의 각 부분은 표면적인 소설의 대상지만 여기에는 콤플렉스, 왕따, 수치심 등 심각한 청소년 문제들이 녹아 있다. 근엄한 목소리로 타이르고 뻔한 말로 위로하는 대신 매우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상황을 통해 독자들은 자신의 문제를 돌아보며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들이다.

청소년은 어른이 되기 위한 과도기의 미성숙한 존재가 아니다. 스스로 생각하고 고민하고 판단하며 주체적인 존재로 거듭나는 과정에 놓여 있을 뿐이다. 몸의 성장과 변화가 자연스레 정신과 영혼의 성숙으로 이어진다. 자기 몸을 긍정하고 그 변화를 수용하며 타인과의 차이를 인정할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다. 그들의 눈높이에서 그들을 이해하고 공감하는 이야기라면 우리 모두 함께 읽어야 하지 않을까.

최승우 기자 kantmania@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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