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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스트 ESG
넥스트 ESG
  • 최승우
  • 승인 2022.10.06 18: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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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남수 지음 | 새빛북스 | 308쪽

ESG 경영의 판이 바뀌는
넥스트 ESG의 핵심은 무엇인가?

환경, 사회, 지배구조를 뜻하는 ESG는 경영의 대세가 됐다. ESG는 UN이 정한 책임투자원칙(PRI) 등을 통한 투자자들의 요구로 본격화됐지만, 이제는 정책, 금융, 신용평가, 소비자 등 경제 전반으로 확산하면서 새로운 경영의 틀을 넘어서 신(新)국제경제질서로 떠오르고 있다.

최근 들어 ESG 경영은 ‘제1막’에서 ‘제2막’으로 전환되는 특징을 보이고 있다. 그동안 기업들은 ESG가 무엇이고, 왜 해야 하는지를 이해하고 기본적인 대응체계를 구축하는 데 주력해왔다. 하지만 이제는 국내외에서 ESG 경영을 착근하기 위한 제도들이 잇따라 만들어지거나 공표되고 있어 실질적인 이행을 통해 성과를 창출해야 하는 제2단계로 들어서고 있다.

2021년 1월에 국내 최초의 ESG 서적인 ‘이해관계자자본주의(이젠 ESG경영시대)’를 출간한 ESG 전문가인 최남수 서정대 교수(전 YTN대표이사)는 ESG 경영의 2단계를 ‘넥스트 ESG’로 규정하고 그동안 진행돼온 ESG 논의와 실행의 심화(深化)과정을 업데이트해 이번 신간 ‘넥스트 ESG’에 담았다. 최 교수는 “최근의 ESG 핵심 이슈를 최대한 업데이트했기 때문에 ESG 경영을 업그레이드하려는 기업에는 이번 책이 도움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최 교수가 꼽고 있는 넥스트 ESG의 핵심은 가속화하고 있는 ESG 제도화이다. 그리고 그 대상은 지속가능성 및 기후 공시와 공급망 규제 등이다. 기업들이 실제로 대응해야 할 일들이 많아지고 있다는 얘기다.

국내에서는 오는 2025년부터 자산규모 2조 원 이상 코스피 상장사가, 2030년부터는 모든 상장사가 ESG 활동을 담은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공시하는 일정이 잡혀 있다. 해외에서는 관련 제도 마련이 국내보다 빠르게 가속화하고 있다. 그동안 ESG 제도를 선도해온 EU(유럽연합)는 지난 2월 공급망 안에서의 인권 침해 및 환경훼손에 대해 실사하는 내용의 기업 지속가능성 실사 지침을 발표했다.

이 지침이 정한 의무를 위반하는 기업은 벌금 부과 등 제재를 받게 된다. 또 피해자들로부터 민사 소송이 제기될 수도 있다. 이 지침이 시행에 들어가면 EU 기업의 공급망 안에 있는 국내 기업들은 적지 않은 영향을 받게 된다. 이와 함께 글로벌 다국적기업들도 엄격하게 공급망 관리에 나서고 있다. 한 조사 결과를 보면 다국적기업 10개 중 8개사는 오는 2025년까지 저탄소 이행에 도움이 되지 않은 공급업체를 교체할 계획인데 이게 실행에 옮겨지면 현재의 협력업체 중 35%가 교체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향후 글로벌 공급망에 ESG가 강력하게 적용될 것임을 예고해 주고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현재 글로벌 무대에서는 탄소 배출 등 ESG 공시 지표를 표준화하고 그동안 별도로 공시돼온 재무제표와 지속가능보고서를 통합하는 방안이 국제지속가능성기준위원회(ISSB)에 의해 추진되고 있다.

ISSB는 지난해 말 지속가능성 공시와 기후 공시 프로토타입을 발표한 후 현재 의견수렴 과정을 진행하고 있으며 연내에 최종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중 기후 공시 방안은 기업이 공급체인 전반에서 배출되는 탄소량을 공시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ISSB의 활동은 G20 각국 정부와 국제증권관리위원회의 지지를 받고 있어 공시 방안이 확정될 경우 빠르게 확산되면서 새로운 글로벌 공시 룰로 자리를 잡아나갈 것으로 보인다.

또 최근 미국의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상장사의 기후공시 방안 초안을 발표해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SEC의 기후 공시 방안 또한 상장사들에 탄소 배출량 공시를 의무화하고 있다. 이 방안이 확정, 시행되면 미국 증시에 상장돼있는 국내 기업은 물론 미국 기업의 공급망 안에 들어있는 기업들도 공시 부담을 피할 수 없게 된다.

신간 ‘넥스트 ESG’의 강점은 지금까지 얘기한 글로벌 공급망 규제와 지속가능성 및 기후 공시 제도 도입 움직임에 대해 상세하게 소개하면서 국내기업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도 심층 진단하고 있다는 데 있다. 저자의 말대로 ESG 경영을 업그레이드하고자 하는 기업에 필요한 핵심 정보가 이 책에 담겨 있다고 말할 수 있는 이유이다.

이 책은 모두 다섯 장으로 구성돼있다. 제1장은 지구온난화를 가져오는 탄소가 배출되고 있는 기업 공급체인의 경로를 상세하게 소개하고 있으며 이와 관련된 기후 공시, 공급망 규제 강화 등을 다루고 있다. 제2장은 환경(E)에 가려 상대적으로 주목을 받지 못해온 S와 G의 중요성을 진단하면서 직원, 소비자, 소액주주의 역할과 최근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관심을 끌고 있는 기업의 새로운 책임에 대해 짚고 있다. 제3장에서는 법원이 ESG에 대해 강한 목소리를 내는 해외의 사례와 그린워싱에 대한 규제 본격화, ESG 평가등급의 문제 등을 정리해놓고 있다. 

최승우 기자 kantmania@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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