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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미니즘으로 다시 쓰는 공주이야기
페미니즘으로 다시 쓰는 공주이야기
  • 최승우
  • 승인 2022.12.01 18: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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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연 외 2인 지음 | 이프북스(IFBOOKS) | 296쪽

옛이야기를 접하면서 가졌던 무수한 질문이 만든 또 다른 이야기들!!!

〈인어공주〉의 인어와 이웃 나라 공주가 서로 사랑에 빠진다면 어떨까? 아니, 인어는 단순히 왕자를 사랑해서 인간이 되고 싶었던 걸까? 왕자와 결혼하러 온 이웃 나라 공주는 그냥 인어와 왕자의 사랑을 방해하는 인물에 불과했을까? 〈서동요〉의 내용은 사실일까? 삼국이 삼엄하게 서로 경계하던 시기에 신라 공주와 백제 천민의 만남이 어떻게 가능했을까?

고고학적 발견을 바탕으로 한 역사적 사실들을 여성의 시선으로 바라볼 때 이야기는 얼마나 달라질 수 있나? 새엄마가 빌런으로 등장하는 옛이야기 중 가장 최악으로 꼽히는, 의붓딸의 연인을 죽이는 〈연이와 버들도령〉을 엄마와 딸의 이야기에 집중해 다시 써본다면? 그 시절에 산전수전 다 겪은 여자가 재혼한다는 것의 의미와 육아에 무관심한 아빠와 단 둘이 살아야 했던 딸의 입장에서 이야기를 쓴다면?

위 질문들은 2021년 이프북스에서 자체적으로 진행한 “페미니즘으로 옛이야기 다시 쓰기(이하 다시 쓰기)” 프로그램에 참여한 초보 여성 작가들이 가져온 질문이다. 이런 질문들을 바탕으로 10개월 동안 〈인어공주〉 〈서동요〉 〈연이와 버들도령〉이 다시 쓰였다. 혼자가 아니라 여럿이 서로의 이야기에서 설정된 캐릭터, 서사, 메시지에 대해 함께 논의하니 개연성은 더 높아졌다.

처음 써보는 창작이 좀처럼 이어지지 않을 때에는 서로 위로하고 북돋아주니 멈추지 않고 이야기의 끝을 맺을 수 있었다. 그렇게 완성된 〈인어와 공주〉 〈선화공주전〉 〈나의 딸, 연이〉가 하나의 책에 담겨 『페미니즘으로 다시 쓰는 공주이야기』가 되었다.

최승우 기자 kantmania@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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