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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 효율’ 높이고 ‘유해 부산물’ 줄인다
‘에너지 효율’ 높이고 ‘유해 부산물’ 줄인다
  • 김재호
  • 승인 2024.01.24 08: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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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대 대학원혁신 어깨동무사업 ① 장우동 화학과 교수

연세대 대학원혁신지원사업인 ‘어깨동무사업’이 비상하고 있다. 연세대 BK21 교육연구단의 우수한 연구 인프라와 지역 전문가의 차별화된 연구역량을 융합해 지역사회 현안을 해결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 <교수신문>은 지난해에 이어 이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교수들을 만나 구체적으로 어떤 연구를 통해 지역과 협업하고 있는지 살펴봤다. 장우동 연세대 교수(화학과)는 기초화학 연구를 통해 지속 가능한 미래 사회 구현에 기여하고자 한다. 핵심은 ‘에너지 효율 높이기’이다. 지난 12일, 장 교수와 얘기를 나눴다.

고전자효율 유기 산화-환원 
반응은 산화-환원 반응에 필요한 
최소량의 전자만을 공급해서 
효율이 뛰어난 유기 반응을 
수행하고자 한다.

우리 몸뿐만 아니라 산업 공정에서 물질이 합성되는 과정에는 에너지가 요구된다. 물질이 합성되는 과정에서 사용되는 에너지의 효율을 높이기 위해서 사용되는 것이 촉매이다. 하지만, 우리 몸에서의 과정과 달리 산업 공정에서는 촉매로 인해 유해 물질이 발생하기도 한다. 장우동 연세대 교수(화학과·사진)는 “유해 물질의 저감을 통해 환경오염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향으로 지역사회 전반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에너지 효율을 높여 산업 전반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연세대 화학과 BK21 교육연구단(이하 교육연구단)의 핵심 목표는 교육과 연구를 통해 지속 가능한 미래 사회 구현에 기여하는 것이다.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모든 물질의 생산 과정에는 필연적으로 에너지의 사용이 요구된다. 그래서 장 교수는 “에너지 활용의 효율화는 인류의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요소”라고 말했다. 

유엔은 빈곤 퇴치부터 지구촌 협력까지 총 17가지 지속가능한 개발 목표를 발표한 바 있다. 그 중 화학의 관점에서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은 건강한 생활·깨끗한 에너지·기후변화 대응으로 압축된다. 이를 토대로 교육연구단은 바이오와 에너지 분야를 특성화했다. “교육연구단의 운영위원들이 모여서 공동으로 진행할 수 있는 연구에 대해서 꾸준히 논의했다. 그 결과 에너지 분야에 대한 협력을 위해 연구팀을 구성하게 됐다.” 바로 여기에 건강한 미래와 지속가능한 사회가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장우동 연세대 교수는 일본 도쿄대 대학원 화학·생명공학과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일본 과학기술진흥기구에서 박사후연구원, 도쿄대에서 조 교수를 역임했다. 2006년부터 연세대에서 학생을 가르치고 있다. 『유기신소재화학』, 『이공계 학생을 위한 파워포인트로 이미지 만들기』, 『물 질 문명의 명암』 등을 집필했다. 사진=김재호

 

유해물질 저감과 지속가능한 사회

장 교수가 이끌고 있는 ‘고전자효율 유기 산화환원 반응 연구’를 이해하기 위해선 중고교 시절 배운 화학에 대한 상식이 필요하다. 먼저 산화-환원 반응을 이해해야 한다. 여기서 중요한 건 바로 전자다. 장 교수는 정말 쉽게 설명해 줬다. 한마디로 산화는 어떤 물질이 전자를 잃는 과정이며, 반대로 환원은 전자를 얻는 과정이다. 예를 들어, 전지의 음극에서 양극으로 전자가 이동하며 전류가 발생한다. 이때 음극에는 산화되는 물질(전자를 잃음)이, 양극에는 환원되는 물질(전자를 얻음)이 존재하는 것이다. 

“원자는 양성자와 중성자로 이루어진 핵과 전자로 구성돼 있다. 중성원자는 양성자의 숫자와 전자의 숫자가 같다. 하지만 전자를 잃어서 양전하를 띠는 양이온이 되는 것을 선호하는 원자가 있으며, 반대로 전자를 얻어서 음이온이 되는 것을 선호하는 원자가 있다. 따라서 이 물질이 만나서 전자를 주고받는 과정이 산화-환원 과정이다.” 가령, 부식은 금속이 산소나 물과 접촉해 발생하는 산화이며, 금속 산화물이 만들어진다. 잘 알다시피, 그 금속은 시간이 지나면서 녹슨다. 

산화되는 물질은 다른 물질을 환원시키는 환원제로 사용될 수 있다. 거꾸로 환원되는 물질은 산화를 촉발하는 산화제로 사용된다. 대표적인 산화제인 산소는 다양한 물질과 반응하여 산화시키고 연소에 도움을 준다. 때로는 높은 산소 농도에서 급격한 산화반응을 일으키므로 폭발의 위험성을 동반하기도 한다. 독성이 강하고 산성비의 원인이 되는 아황산가스(이산화황)는 삼산화황으로 산화되면서 다른 물질을 환원시키는 역할을 하는 대표적 환원제이다. 

 

활성화에너지 장벽 넘기와 촉매 사용

그 다음으로 중요한 개념이 촉매다. 화학반응을 진행하기 위해서는 활성화에너지라는 장벽을 넘어야 한다. 충분한 에너지가 공급돼야 반응이 진행되는 것이다. 따라서 화학반응의 대부분은 매우 높은 온도에서 진행된다. 이때 반응 온도를 낮추기 위해서는 촉매를 사용해야 한다. “우리 몸에서 일어나는 반응의 경우, 일정한 체온 범위에서 진행된다. 여기에 생체촉매로 불리는 효소들이 관여하고 있다. 생체촉매는 매우 뛰어난 효율을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생체촉매에 비해 산업적으로 사용되고 있는 촉매 대부분은 여전히 효율성이 낮기 때문에 고온에서 진행되고 있다. 그만큼 열에너지의 낭비가 발생하고 있다.”

그렇다면 과연 ‘고전자효율 유기 산화-환원 반응 연구’는 지역사회에 어떤 형태로 기여하게 되는 것일까? 장 교수는 “고전자효율 유기 산화-환원 반응은 산화-환원 반응에 필요한 최소량의 전자만을 공급해서 효율이 뛰어난 유기 반응을 수행하고자 한다”라며 “아울러, 태양광을 이용한 전기화학반응이나 산화-환원 반응에 사용되고 있는 각종 유해 산화제·환원제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반응의 개발을 추구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전자가 1개 필요한 환원 반응을 진행시키기 위해서는 1개 이상의 전자가 공급되어야 한다. 전자의 개수 뿐만 아니라 반응에 필요한 에너지도 충분히 공급되어야 한다. 전압으로 비유하면 건전지 1개의 전압이 1.5볼트인데, 반응에 필요한 전압이 1.6볼트인 경우라면 건전지 1개로는 반응이 어렵기 때문에 건전지 2개를 연결해야만 반응이 진행되는데 이 경우 1.4볼트의 전압이 과잉으로 공급되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1개의 전자가 필요한 반응에 2개 이상의 전자가 공급된다면 그만큼 버려지는 전자가 존재하게 된다. 그래서 산화-환원 반응에 요구되는 전자의 양을 최소화해 에너지 효율을 높이려는 것이다. 

주요한 연구 내용으로는 △부산물이 발생하지 않는 산화제 또는 환원제의 사용 △전기화학적 산화-환원 반응(반응물에 직접 전자를 공급하거나 제거해 산화-환원 반응을 진행 혹은 산화가 필요한 물질과 환원이 필요한 물질을 동시에 사용) △광화학적 산화-환원 반응(빛을 이용해 들뜬 상태의 전자를 생성해 산화-환원 반응에 활용) 등이 있다. 

산화로 인해 녹슨 나사. 사진=위키피디아

 

부산물 최소화부터 광화학적 반응까지

이번 연구를 함께 진행하는 부산대 화학과는 한국연구재단에서 지원하는 기초연구실을 운영한 적이 있다. 전기화학적인 방법으로 효율적인 유기합성을 추구하는 연구를 수행한 경험을 갖추고 있어서 공동연구에 최적화돼 있다. 특히 부산대 화학과 연구진은 유기화학 반응 진행을 위한 전자매개체 개발, 전기화학 신호 증폭 기술 개발 관련 협력연구를 연세대 화학과와 진행하고 있다. 아울러, 공동연구팀은 유기화학·물리화학·무기화학·고분자화학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로 구성돼 있기 때문에 기술적인 난제에 대한 해법을 빠르게 도출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연구역량의 성과는 SCI급 논문으로 증명되고 있다. 교육연구단 소속 교수들만 해도, 2022년에 58편을 발표했다. 공동연구팀 전체 발표 논문을 보면, 106편이나 된다. 장 교수는 “연구팀은 특정 화학반응에 대한 연구에 집중하기보다는 산화환원 반응의 전반적인 부분에서의 개선을 추구하고 있다”라며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생각되지만 궁극적으로는 산업 현장에서 활용 가능한 수준까지 기술 수준을 향상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재호 기자 kimyital@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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