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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연구중심대학으로 시스템 재구조화 필요하다
서울대, 연구중심대학으로 시스템 재구조화 필요하다
  • 황인성
  • 승인 2023.11.17 1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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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로 읽는 대학17 서울대학교를 해부한다③ 서울대의 글로벌 경쟁력

‘데이터로 읽는 대학’의 네 번째 주제 ‘서울대학교를 해부한다’의 세 번째 소주제는 ‘서울대의 글로벌 경쟁력’이다. 서울대는 자타공인 국내 최고의 대학이며, 한국을 대표하는 국립대학교이다. 한국에서 가장 우수한 학생들이 모여있고, 가장 우수하다는 교수진이 포진되어 있다고 할 수 있다. 과연 그럴까? 2023년 4년제 일반대학 수를 보면, 미국은 2천850개교, 일본은 780개교, 중국은 2천900개교 정도다. 한국은 특별법에 의해 설립된 대학을 포함하면 200개교 정도다. 세계의 주요 대학과 아시아 주요 대학의 글로벌 경쟁력에 대해 각종 세계대학평가를 중심으로 살펴본다. 

우리나라 대학의 글로벌 경쟁력은

스위스 국제경영개발대학원(IMD)의 2023년 국가경쟁력 평가에 따르면, 한국은 63개국 중 2021년 23위 → 2022년 27위 → 2023년 28위로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하락했다. 대학교육 경쟁력은 46위(2022년)다. OECD 자료(2023)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고등교육 성인(25~64세) 이수율은 52.8%로 최상위이며, 청년층(25~34세) 이수율은 69.6%로 1위로 나타났다.

대학의 경쟁력을 살펴보면, 영국의 THE 세계대학(Times Higher Education) 평가에서 2023년 세계 200위권 내 국내 대학은 7개교이며, 이 중 5개교는 2022년 조사에서 순위가 하락했다. 상위 20개 대학에는 미국 12개교, 영국 3개교, 중국 2개교, 스위스·캐나다·싱가포르가 각 1개교로 나타났다. 아시아 대학 상위 20위에는 중국 6개교, 홍콩 5개교, 한국 3개교, 싱가포르 2개교, 일본 2개교, 사우디아라비아 1개교로 나타났다. 

영국의 대학평가기관 QS(Quacquarelli Symonds)가 2023년에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QS 세계 대학순위 상위 20위 대학에는 미국 10개교, 영국 4개교, 호주 3개교, 스위스·싱가포르·중국 각 1개교로 나타났다. 국내 대학은 Top 100위권 내에는 5개교가 포함되고, 2023년 Top 800에 30개교가 포함됐으나, 2024년에는 24개교로 줄었다. 2024 QS 아시아 대학순위 상위 10위에는 중국 4개교, 싱가포르 2개교, 홍콩 2개교, 한국 2개교가 올라 있다. 상위 100위 이내 대학 수는 중국 24개교, 한국 16개국, 일본 13개교, 말레이시아 9개교, 대만 8개교, 인도 7개교로 나타났다.  

미국의 U.S. News & World Report 세계대학 평가를 살펴보면, 2022년 평가에서 세계 대학 1위는 하버드, 아시아대학 1위는 칭화대(26위), 국내 대학 1위는 서울대(130위)가 올라 있다.

세계대학 평가를 종합해 보면, 미국과 영국의 대학이 압도적으로 많고 상위권에 올라 있으며, 이들 대학은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아시아 국가 중에는 중국과 홍콩, 싱가포르의 대학 경쟁력이 국내 상위권 대학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순위에 위치해 있다.  

선진국 수준에 못 미치는 대학 경쟁력

우리나라 대학의 글로벌 경쟁력을 살펴보기 위해 QS와 상해교통대의 종합평가 세부지표별로 글로벌 300위 내의 대학 수를 분석해 보면, △(우수논문 생산) 과학저널 논문게재 하위권, △(평판도) 대학 구성원(교수), 졸업생에 대한 평판도 선진국 대비 저조, △(국제화 수준) 외국인 교수 비율과 외국인 학생 비율 선진국 대비 하위권, △(연구역량) 우수 논문 수가 선진국과 비교해 매우 낮음, △(기업이 요구하는 인재양성) 4차산업혁명에 필요한 인공지능, 빅데이터 첨단분야 인재양성이 저조하다. 

이와 같이 우리나라 대학의 글로벌 경쟁력은 선진국이나 주요 아시아 국가와 비교해 저조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4차 산업혁명시대에 글로벌 강국이 되기 위해서는 한국대학의 경쟁력을 선진국 수준으로 제고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서울대, 국내 최고라고 말할 수 있나

각종 평가기관의 순위를 살펴본 바와 같이 국내 최고 대학인 서울대의 존재성은 있지만, 글로벌 경쟁력이 그리 높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세부적으로 각종 평가순위에서 나타난 서울대 글로벌 경쟁력과 위상을 살펴보자. 매년 고등교육기관을 평가하는 THE 대학평가 순위를 보면, 서울대는 2022년 국내 대학 중 가장 높은 54위에서 2023년에는 2단계 하락해서 56위에 랭크됐으며, 상위 20위 대학에는 아시아 지역에서 3개 대학이 선정됐다.

그리고 THE 대학평가 아시아 대학 순위 20위에서는 2022년 8위에서 23년 11위로 3단계 떨어졌다. 대학의 학술적 수준으로 세계 대학을 평가하는 상하이교통대학교 평가에서는 서울대가 98위를 차지했다.

QS 세계 대학 평가에서는 서울대가 2023년 29위에서 2024년 41위로 12위나 하락했으며, 2024 QS 아시아 대학 평가 상위 30위에서는 서울대는 16위를 차지한 반면, 연세대(8위)와 고려대(9위)는 국내 대학 처음으로 TOP10에 진입했다. 카이스트는 13위, 서울대는 국내 대학 순위 4위를 차지해 아시아 대학순위에서 조차 경쟁력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올해 아시아 대학 평가에서는 25국의 857개 대학 순위를 매겼으며, 한국은 149개 대학이 참여했다.

이러한 세계 평가 순위가 다양한 지표와 가중치를 활용하는 관계로 누구나 인정하는 객관적인 지표는 아니다. 그런데도 서울대가 데이터로 평가되는 평가지표나 가중치에 미흡한 것은 사실이다.

이제는 서울대가 국내 최고라고 말하기 어려운 상황이 되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지금껏 관성적으로 해온 서울대의 교육과 연구에서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교육력 제고와 연구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냉정한 자기성찰이 있어야 한다. 

우선은 연구중심대학으로 변모하기 위한 시스템 재구조화가 필요하다. 현실은 주요 선진국은 제외하고서라도 아시아의 떠오르는 혁신대학들에 밀리고, 국내의 혁신대학들과 경쟁해야 하는 지금의 상황을 냉정하게 뒤돌아 봐야 할 것이다. 우리의 기대만큼 국내 대학을 선도하는 대학이 되기 위해서는 ‘국내 1등’이라는 자만심과 타성에서 벗어나 적극적인 자성과 혁신을 위한 노력이 절실하다. 

황인성 한국사립대학총장협의회 사무처장
대학평가와 고등교육 전문가로 교육통계 분석 작업에 참여해 왔다. 한국교육개발원 연구원을 거쳐 한국대학교육협의회 대학정보공시센터장과 기획조정실장을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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