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7 16:25 (토)
입안은 건강의 창…치주 세균으로 질환 확인한다
입안은 건강의 창…치주 세균으로 질환 확인한다
  • 이중석
  • 승인 2023.12.05 09:1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휴먼 마이크로바이옴, ‘난치성 치료’ 어디까지 왔나 ⑪ 구강·심혈관

구강 내 세균종, 특히 치주낭 내의 세균종은 구강 질환뿐만 아니라 전신 질환의 창으로서 간이 스크리닝 혹은 질환의 예측을 할 수 있게 하는 데이터의 보고이다.

입안은 체내 구조의 특징과 체외 구조의 특징을 갖는다. 구강을 시작으로 직장까지 하나의 연결된 관이다. 그 관은 엄격히 말하면 체외의 일부 구조물이 체내로 함입돼 관통된 구조라 할 수 있다. 그러나 길지만 매우 좁은 이 환경 내에 점막의 다양한 형태에 미생물이 환경을 형성하고 있다. 그래서 각 부위의 환경 양상에 따라 집락하고 평형을 이루고 있는 세균 또한 전혀 다르다. 

특히 입안은 우리가 매일 닦고 관리할 수 있을 만큼 접근도가 높다. 수시로 먹고 마시는 행위에 따라 세균의 조성은 현저히 변할 수 있다. 반면 치아라는 관통된 구조물이 여러 개 있어 굴곡진 곳마다 세균이 침착하게 된다. 실제로 구강 내 800여 개 이상의 세균 종류가 관찰된다고 하며, 향후 더 증가할 것이다. 아직 밝혀지지 않은 세균까지 생각해 본다면 실로 어마어마한 양과 종류의 세균총이 구강 내에 상주하고 있다.  

이중석 연세대 치과대학 교수(치 주과학교실)는 구강 내 세균을 이용 해 심혈관과 소화기 질환의 연관성 을 밝혀내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이중

 

입안 다양한 세균 집락의 위치

입안에서도 세균이 집락 하는 위치는 다양할 수 있다. 혀의 배면과 등면, 구강 내 점막, 치아 표면, 치주낭 등이 있다. 우선 접하기도 가장 쉽고 채취하기도 쉽기 때문에 많은 연구에 활용되는 타액은 주로 점막이나 혀 등에서 유래된 세균이 주종을 이룬다. 입안의 구조물의 움직임에 의해 탈락되는 세균이 주로 포함될 수 있다. 

이러한 점막 중에 가장 많은 세균이 침착될 수 있는 부위는 혀의 등면이다. 여러 돌기에 의해 거친 표면이 많아 세균의 집락이 이루기 쉽다. 그러나 이러한 부위의 세균은 언제 채취하느냐, 채취 직전에 대상자가 무얼 했느냐(음식물, 물 섭취, 가글, 양치 등)에 따라 현저히 세균의 분포는 달라진다. 구강 특성상 음식물 등의 접촉이 잦고, 구조물의 다이내믹한 움직임이 많다. 그리고 무엇보다 스스로 양치질을 하며 조절할 정도로 접근성이 매우 좋은 곳이라 타액 등에서 관찰되는 세균의 종류는 수시로 변하거나 병적으로 치명적이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다양한 세균 관찰되는 치주낭 구조

주기적으로 치과에 내원해 제거를 받는 치아 표면, 특히 잇몸과 치아 사이의 구조물(치주낭)에는 오랫동안 세균이 잔존해 특이적 집락을 이루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구강 내 구조물의 움직임에 의해 잘 닦일 수 없는 구조물이다. 염증에 의해 출혈이 쉽게 나거나 잇몸 안쪽으로는 산소가 부족한 환경이 되기에 다양한 세균이 관찰되는 구조이다. 치주염 등 치주 질환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구강 내 염증 질환을 직접적으로 유발하는 세균이 주로 집락 한다. 

치면에 부착된 세균의 집락도 접촉된 치주낭의 점막에 의해 만성 염증을 유발하거나 조직 내로 침투하기도 한다. 이러한 치주 질환은 심혈관 질환, 뇌혈관 질환 조기 분만, 당뇨 등의 대사성 질환과 매우 밀접한 연관성을 보인다. 이는 전신 질환과 치주 상태의 직접적인 연관성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치주낭 내의 세균 조성은 치주 질환의 심도나 치주낭의 깊이, 염증의 정도에 따라 유의하게 달라진다. 이에 따라 구강-장 축(oral-gut axis)의 미생물 변화나 심·뇌혈관 질환의 심도에도 영향을 주는 것으로 보인다. 다른 구강 내 검체 방법은 세균의 조성이 비슷하고 조건에 따라 수시로 변하는 반면, 치주낭 내 세균의 양상은 다른 샘플과는 세균의 조성이 현저히 다르며 발견되는 세균의 병적 유발 효과는 매우 다양하다. 

필자가 소속된 연구 그룹은 구강 내 여러 샘플과 치주낭 세균 샘플을 이용한 심혈관 질환, 소화기관 질환과의 연관성을 예측하고자 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구강 내 세균종, 특히 치주낭 내의 세균종은 구강 질환뿐만 아니라 전신 질환의 창으로서 간이 스크리닝 혹은 질환의 예측을 할 수 있게 하는 데이터의 보고이다.

이중석
연세대 치과대학 치주과학교실 교수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