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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지원은 지역 기반의 경쟁력과 혁신성을 기준으로 해야”
“정부 지원은 지역 기반의 경쟁력과 혁신성을 기준으로 해야”
  • 손수호
  • 승인 2025.08.11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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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디엄-국립창원대학교 박민원 총장 

거창대⸱남해대와 통합 완료, UI 바꾸며 새로운 도약 꿈꿔 
교육생태계 위해 전문대에 편입 쿼터 할당하는 방안 검토
방산-원전-스마트 제조 중심의 ‘과학-공학 특성화대’ 지향

 

국립창원대는 접근성이 뛰어나다. KTX 창원중앙역에 내리면 곧장 대학으로 연결된 아치형 출입문이 나온다. 대학 측은 아예 역명을 ‘국립창원대역’으로 바꿔 달라고 청원 중이다. 지역의 랜드마크라는 자신감의 발로로 보인다. 대학 경내에 진입하면 정문 주변의 공사 현장을 만난다. 물길을 끌어들여 그 위를 공원형 광장으로 꾸미는 작업이다. 자동차 위주의 공간에서 벗어나 학생들의 편의를 높이고 지역과의 경계를 허물겠다는 취지다. 지난해 글로컬대학 선정 뒤 3개 대학 통합을 이뤄낸 뒤 UI를 바꾸는 등 변화를 이끌고 있는 박민원 총장을 만났다. 인터뷰=손수호 편집위원

3개 대학 통합을 성공적으로 마무리 지은 박민원 총장은 교육생태계의 건전한 발전을 위해 지역 국립대의 역할과 책임을 강조한다. 사진=국립창원대

-최근 유럽을 다녀오셨는데, 성과는 어땠습니까?
“유럽의 명문 덴마크공대(DTU), 폴란드 그단스크공대와 교류를 강화하는 협약을 맺었습니다. 두 대학은 우리가 중점을 두고 있는 방산(防産) 분야와 밀접하다는 공통점이 있지요. 특히 국책 연구기관과 방산기업이 함께 함으로써 상징적인 행사를 넘어 실질적인 결실로 이어지도록 했습니다. 우호적인 분위기에서 공동연구 활성화 방안도 논의했는데, 배경에는 K컬처의 영향이 있었던 것 같아요.”

-5월말에 경남도립 거창대와 남해대와의 통합 승인이 떨어졌습니다. 국내에서 3개 대학의 통합은 이례적인데, 어려움은 없었습니까? 
“규모의 차이가 있어도 대학마다 고유한 역사와 전통이 있기에 존중심을 가지고 임했습니다. 무엇보다 학생들의 입장을 중요하게 생각했지요. 설명회, 공청회, 여론조사를 여러 차례 진행하면서 의견을 계속 물었지요. 그 결과 대학과 지역민 다수가 통합에 찬성했고, 결국 전국 최초로 3개 대학 다중학사제를 운영하게 됐습니다. 앞으로 각 캠퍼스의 특성을 살려 지역과 상생하면서 책임과 역할을 다해나갈 것입니다. 내년 3월 통합 국립창원대학교 출범 이후 발전상을 지켜봐 주십시오.”

-때맞춰 새 UI도 발표했는데, ‘CW’라는 이니셜 로고가 눈에 띕니다.
“56년 동안 사용해 온 기존의 UI에 정이 많이 들었습니다만 사람들이 잘 기억하지 못한다는 단점이 있었지요. 그래서 변화가 큰 시점에 구성원들을 하나로 묶고 글로벌한 의미를 담은 새 UI를 도입하게 됐습니다. 심벌은 방패로 하되 대학의 정체성을 간결하게 전하는 데는 영문이 유리하기에 ‘CW’를 전면에 내세웠고요. 교내외 반응이 좋아 흡족합니다. 7월 7일에 새 교기 게양식을 했는데, 가슴이 어찌나 뭉클하던지…”

‘CW’라는 영문 이니셜이 강조된 국립창원대의 교기.

-지난해 글로컬대학에 선정될 때 ‘DNA+’ 전략을 내세웠습니다. 방산-원전-스마트 제조 가운데 방산 쪽에 치중하는 것 같습니다. 
“서로가 긴밀하게 결합되지요. 올해에 사천우주항공캠퍼스를 개교한 것은 우주항공 분야의 장비산업 등을 고려한 결정입니다. 지난 6월에 방위사업청과 MOU를 체결한 것은 잠수함 사업이나 해양 플랜트와 관련이 있기 때문이고요. 창원은 국가산업단지 조성 때부터 기계 분야에 특화된 곳이므로 장비를 중심으로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북극항로 등 국제 이슈에도 기민하게 대응할 것입니다.”

-최근에 정부의 ‘서울대 10개 만들기’ 정책에 국립창원대가 우려의 목소리를 냈습니다.  
“다소 오해가 있는 것 같습니다. 우리는 지역소멸을 막기 위해 지역대학을 육성하겠다는 정부 정책에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거점국립대 위주의 지원 방식을 지적한 것입니다. 사실 ‘국립거점대’라는 단어가 아무런 실체가 없는 개념이거든요. 1990년대에 의대 관련 이슈가 있을 때 하나의 카테고리로 묶인 적이 있으나 그것이 ‘거점’의 법적 근거가 될 수는 없지요. 어느 대학도 지역거점대학으로 지정된 적이 없고, 누구도 지역의 대표성을 부여한 적이 없는 데도 이런 구분을 공식화하니 지역간 대학간 반목과 분열이 생기는 것입니다.”

-교육행정의 바람직한 형태는 어떤 모습일까요?
“예산과 정책 등 여러 측면을 고려한 종합적인 교육정책이 나와야 합니다. 우리나라 교육부 예산 105조 원 가운데 고등교육 예산이 15조 원밖에 되지 않는데, 고등교육 예산을 20조 원 수준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봅니다. 이 작업 없이 ‘서울대 10개 만들기’는 윗돌 빼서 아랫돌 괴는 작업에 불과합니다. 또한 정부 예산은 철저하게 지역 기반의 경쟁력과 혁신 가능성을 기준으로 배분해야 할 것입니다.

덧붙여 재정지원을 하면서 꼬리표를 달지 말라고 당부드리고 싶습니다. 조건을 다는 것은 규제를 통해 획일화를 조장하는 것이어서 창의적인 결과가 나올 수 없거든요. 여행을 가보면 많은 곳에 데크길이 조성되어 있는데 거의 비슷하지 않습니까? 그런 걸 대학에 요구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지요. 요즘 사회 각 분야가 거울처럼 투명해 예전 같은 부정이나 비리는 발붙일 수 없으니 그런 부분은 안심해도 됩니다.“

박민원 총장이 직접 그린 ‘UGRIC’ 개념도.

-대학 미래에 대한 청사진이 궁금합니다. 
“지역에서 대학 하나만 잘 나간다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닙니다. 저희가 지역사회에서의 협력모델인 UGRIC을 만들었는데, 기본개념은 ‘University-Government-Research-Industry-Community’의 5개 영역을 하나로 묶는 것입니다. 여기서 포인트는 대학이 참여한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지난 7월 1일 열린 출범식에 지역의 마산대, 문성대, 창신대 총장님이 오셨어요. 저는 평소에 지역의 교육생태계를 살려야 한다고 생각해 왔고, 그러기 위해서는 미국의 주립대학처럼 전문대에 입학 쿼터를 배정해 편입을 보장하는 방안을 우리 국립창원대가 연구 중에 있습니다. 장기적으로 우리 대학은 과기원이 없는 지역의 특성을 감안해 공학과 과학 특성화대학으로 가야할 것으로 봅니다.”

-국립창원대는 공학 중심인 줄 알았는데, 의외로 하와이 한인 역사에 큰 관심을 갖고 있더군요.
“‘사진 신부’라는 말 아시지요? 1900년대 초반에 하와이에 자리 잡은 한국인 남성과 결혼하기 위해 이주한 여성들을 일컫는데, 대부분이 경남 출신입니다. 우리 대학은 6년 전부터 이분들의 역사를 기록하기 시작해 현재까지 조사한 묘비가 1,600기에 이르고, 독립유공자 11인의 묘소를 규명하는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돌이켜보면 하와이 이민은 우리 민족 디아스포라의 출발점이기도 하지요. 초기 이민자들의 흔적을 학술적으로 정리하는 것은 큰 의미가 있다고 봅니다. 앞으로 ‘하와이 한인 이민사 발굴조사단’을 교내 공식 조직으로 출범시켜 연구를 전담케 함으로써 지역 국립대의 사명을 다하고자 합니다.” 

박민원 총장은
1970년 경남 창원 출생. 모교 전기공학과를 졸업한 후 일본 오사카대학에서 전기공학 석사 및 박사학위를 받았다. 한국전기연구원(KERI)을 거쳐 2004년 전기전자제어공학부 교수로 부임한 이후 NEXT사업단 단장, CK사업 스마트메카트로닉스 창조인력양성사업단 단장 등을 지냈다. 외부활동으로는 한국초전도저온학회 국제기획이사, 경남로봇랜드재단 이사, 경상남도 경제혁신추진위원회 위원,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경남창원그린스마트산단 단장, 한국산업정보학회 부회장 등을 역임했다. 현재 경남미래포럼 위원장, 국무조정실 규제심판부 규제심판위원 등을 맡고 있다. 2024년 2월부터 국립창원대 9대 총장으로 재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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