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유학생 '양적 확대'에서 '질적 관리' 중심으로 정책 기조 전환 평가
인증대학 181개, 전년대비 23곳 늘어
학위 16, 어학연수 4개 ‘비자발급 중단’
‘재적 유학생’ 불법체류율 기준 ‘1~2%’
“부실 유치·관리 대학에 제재 기준 강화”

교육부와 법무부가 2025년 교육국제화역량 인증 및 유학생 유치·관리 실태조사 결과를 12일(오늘) 발표했다. 인증대학은 전년보다 23곳 늘어난 181개교로 확대됐지만, 관리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학위과정 16개교, 어학연수 과정 4개교는 비자정밀 심사대학으로 지정돼 비자 발급이 제한된다. 유학생 25만 명 시대를 맞아 정부가 ‘양적 확대’에서 ‘질적 관리’ 중심으로 정책 기조를 전환했다는 평가다.
교육부가 발표한 2025년 교육국제화역량 우수 인증대학 사례에 따르면, 올해 학위과정 인증대학은 181개교, 어학연수과정 인증대학은 123개교로 집계됐다. 학위과정은 전년 158개교에서 23개교 늘었고, 어학연수과정도 103개교에서 20개교 증가했다.
대학들은 유학생 선발 단계부터 재학·졸업 이후까지 전주기 관리체계를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립대는 우수 유학생 유치를 위해 교수 주도의 해외 방문 홍보 ‘카라반 사업’과 예비입학제도를 통해 입학 전 학업 능력과 언어 역량을 사전 검증하고 있으며, 학부 재학생의 95% 이상이 TOPIK 4급 이상을 유지하도록 관리하고 있다.
울산과학기술원은 정신건강 검사와 모니터링, 24시간 위기 대응체계, 외부 전문기관 연계를 포함한 전방위적 지원 시스템을 구축해 유학생 학업 지속률과 만족도를 높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또한 맞춤형 학습포트폴리오 시스템을 통해 입학부터 졸업까지 개인별 맞춤 학업 설계를 지원하고 있다.

생활·진로 지원 분야에서도 체계적 관리 사례가 높은 평가를 받았다. 경북대는 첫 학기 생활관비 전액 지원과 학생의료공제회 가입, 한국어 특강, 취업·정주 비자 교육 등을 통해 입학부터 국내 정착까지 지원하고 있다. 경북대 관계자는 “외국인 학위과정 유학생 입학 후 대학 생활 조기 적응, 수학 능력 제고 및 졸업 후 국내 취업·정주까지, 유학생 전주기 맞춤형 통합 지원 체계를 운영한다”고 설명했다.
이밖에 한성대는 ‘H-Care 2.0’ 시스템을 통해 선발-입학-적응-재학-진로·취업으로 이어지는 전주기 관리체계를 구축해 불법체류율을 지속적으로 낮췄다. 세종대는 외국인 전담 교육체계인 ‘세종국제대학’을 시범 운영하며 입학 직후 진단·보충교육·멘토링·재평가를 거쳐 전공에 진입하도록 지원하는 모델을 도입했다.
평가지표 전반 ‘간소화’ 핵심관리지표는 ‘강화’
교육국제화역량 인증제와 유학생 유치·관리 실태조사는 외국인 유학생 증가에 대응해 대학의 국제화 역량을 높이고, 불법체류 등 부작용을 예방하기 위해 2012년부터 교육부와 법무부가 매년 합동으로 시행하고 있다. 국내 외국인 유학생 수가 2020년 15만 3천 명에서 2024년 20만 9천 명, 2025년 25만 3천 명으로 증가함에 따라 대학의 교육 질 관리 체계 정비의 필요성이 제기되면서 실시됐다.
이번 평가는 제4주기 기본계획 개편 사항을 반영해 지표를 간소화하는 한편, 관리 기준은 강화하는 방향으로 초점을 맞췄다. 학위과정 평가지표는 기존 13개에서 10개로, 어학연수과정은 10개에서 9개로 축소됐다. 유사 지표를 통합하고 일부 정성 지표를 정비해 대학의 행정 부담을 완화했다. 전문대학의 특성을 반영해 ‘고등직업 교육국제화역량 인증’ 기준을 별도로 마련하고, 등록금 부담률, 중도탈락률과 같은 일부 지표는 전문대학에 한해 완화된 기준을 적용했다.
반면 핵심 관리 지표는 강화됐다. 인증제의 불법체류율 기준은 종전 2~3%에서 1~2%로 낮아졌다. 재적 유학생 1천 명 미만 대학은 2% 미만, 1천 명 이상 대학은 1% 미만을 충족해야 한다. 실태조사의 불법체류율 기준 역시 8~10%에서 5%로 조정됐다. 불법체류율 산식도 최근 1년간 입국한 신규 유학생 기준에서 재적 유학생 기준으로 변경해 관리 책임을 명확히 했다.

유학생의 공인 언어능력 입증방식 기준도 상향됐다. 인증제의 경우 신입생 공인 언어능력 충족 비율을 30%에서 40%로 높였고, 향후 점진적으로 상향할 계획이다. 실태조사 기준 역시 10%에서 15%로 조정됐다. 어학연수과정에는 1년 이상 교육 후 TOPIK 2급 취득률 30% 이상이라는 신규 지표가 도입됐다. 국내 체류 외국인 유학생의 동영상 강의 수업 비율 제한 규정 마련 여부도 점검 대상에 포함됐다.
법령 위반에 대한 제재도 강화됐다. 인증제를 부정 활용하거나 법령을 중대하게 위반한 대학에 대해서는 인증 취소(철회)와 함께 최대 3년간 인증 제한 및 비자 발급 제재가 가능하도록 했다. 교육부와 법무부는 상·하반기 현장점검도 실시할 예정이다.
인증 떨어진 비자심사 강화대학 “1년간 비자발급 제한”
교육국제화역량 인증제에 따라 인증대학으로 선정되면 외국인 유학생 사증(비자) 발급 절차가 간소화된다. 표준입학허가서만으로 비자 심사가 가능하며, 정부초청장학금(GKS) 수학 대학 선정과 해외 한국유학박람회 참여 등에서 우대를 받는다. 인증 기간은 2026년 3월부터 2030년 2월까지 4년이며, 매년 모니터링을 통해 기준 미충족 시 인증이 취소될 수 있다.
특히 3년 이상 인증을 유지하고 불법체류율 1~1.5% 미만, 전체 평가항목 90% 이상 통과 등 요건을 충족한 39개교는 ‘우수 인증대학’으로 별도 지정됐다. 우수 인증대학은 사증 발급 절차 간소화 등 추가 혜택을 받으며, 우수사례를 확산시킬 수 있도록 홍보를 지원한다. 교육부는 이들 대학에 ‘국제화 사업 선정 시 우대’를 고려하고 있다.

반면 인증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대학에 대해서는 비자심사 강화 조치가 적용된다. 비자심사 강화대학(비자정밀 심사대학)은 학위과정 16개교, 어학연수 과정 4개교로 확정됐다. 이들 대학은 2026년 2학기부터 1년간 비자 발급이 제한된다. 비자심사 강화대학 중 개선을 희망하는 대학은 한국연구재단의 상담(컨설팅)을 받을 수 있다.
인증대학 외에 외국인 유학생이 1명 이상 재적 중인 대학을 대상으로 실시한 실태조사에서는 불법체류율, 등록금 부담률, 공인 언어능력 충족률, 한국 법령 이해 교육 실시 여부 등 핵심 지표를 점검했다.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대학은 컨설팅대학 또는 비자정밀 심사대학으로 분류돼 신입 유학생 비자 심사가 강화된다.
교육부와 법무부는 인증대학 명단을 한국유학정보시스템과 한국연구재단 누리집에 게시하고, 재외공관에도 제공할 계획이다. 평가 결과는 법무부의 사증 심사에 반영된다. 교육부 관계자는 “한국 유학에 대한 국제적 관심 확대로 유학생 수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만큼, 유학생 관리의 질적 수준을 체계적으로 제고해 나갈 예정”이라며 “유학생의 언어능력 기준 강화, 학업과 생활 지원을 통한 안정적인 정착, 부실 유치·관리 대학에 대한 제재 기준 강화, 사회통합을 고려한 국가별 다양성 모색 등을 통해 세계를 선도하는 교육 중심지로서 대한민국의 위상을 공고히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성욱 기자 ongugi@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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